전통적인 면접이라고 하면 대면면접, 그 중에서도 인성면접이 대표적이다. 이후 HR Trend에 따라 역량면접, PT면접, 토론면접, Outdoor면접, 1박2일 면접 등 다양한 형태의 면접 방식이 생겨났다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오랜동안 변치 않고, 지속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면접방법은 인성면접과 PT 면접을 들 수 있는데, 이번에는 색다르게 새로운 면접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창의성 면접'에 대해 알아보자.
2013년 삼성그룹이 전격적으로 기존에 시행해 오던 토론면접을 폐지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어떤 면접 방법을 채택할지 고민하다 창의성(Creativity)이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피면접자들의 창의성을 Test하고자 2015년 9월부터 공개채용 시 창의성 면접을 활용하게 되었다.
사실 '창의성 면접'이란 이름만 듣고나면 세상에 없던 기발한 면접 방식이 갑자기 생겨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창의성 면접은 우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던 면접법의 일부였고, 다만 창의성 면접이라는 이름으로 창의성을 집중적으로 Test하게 된 점이 기존과는 다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성 면접의 질문은 1901년~1954년까지 살았던 이탈리아계 미국인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라는 사람이 일찌감치 발견해 내었던 질문법에서 시작되었다. 페르미 질문(Fermi Problem) 또는 페르미 추정(Fermi Estimate)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창의성 Test는 어떤 문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논리적 추론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대략적인 근사치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School Bus에 골프공이 몇 개나 들어갈 것인가?', '후지산을 Tokyo로 옮기려면 얼마의 비용이 소요될 것인가?', '?', '인도에는 몇 대의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은 이미 Google, Boston Consulting, Facebook, Honda, Hyundai Motor 등의 Global Company에서 입사면접 질문으로 사용되곤 해왔다.
* ** 위키백과 인용
이같은 페르미 추정 질문을 통해 피면접자의 상상력, 창의력, 논리력을 Test하는 면접법이 바로 창의력 면접이다. 그렇다면 창의성 면접을 통해 기업에서는 어떤 역량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일까? Boston Consulting, Mckinsey 같은 Consulting Firm에서는 문제 해결력(Problem Solving)을 Test하거나 논리력(Logical Thinking)을 Test하기 위해 주로 창의성 면접을 활용한다. 한편 제조업, 특히 R&D 직군에서는 창의성 면접을 통해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하거나 특별한 Idea를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창의성 면접을 활용한다. 필자가 이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도 R&D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창의성 경진대회'라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여 5층 높이 건물에서 날달걀을 자유낙하시켜 깨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Test하곤 했었는데, 본 행사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면접이 아니라, 기존의 연구원들을 참여시키는 행사라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창의성 면접과 유사한 행사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창의성 면접은 어떤 Process로 진행될까? 우선, 지원자들에게 창의성 면접 질문을 주고, 30분~1시간 가량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부여한다. 창의성 면접 질문 자체가 고정된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는게 일반적이다. 생각이 정리되면 면접장으로 장소를 이동하여 3분~5분간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여 발표하고, 이후 3~5명의 면접관들로부터 답변의 오류나 논리적 흠결사항을 공격적이고, 집중적으로 질문받는다.
토론면접에 대해 설명했던 것처럼 창의성 면접 역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서 주로 다루지 않는 희귀한 Theme이기 때문에 획기적인 Idea, 창의적인 답변을 하는 피면접자는 많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PT면접과 마찬가지고 '창의성'이라는 화두가 기업에서 항상 요구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창의성 면접은 어떤 형태로든 더욱 더 강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창의성 면접에 잘 대처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1. 주어진 문제를 Category별로 잘 구분하고,
2. 구분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구조화하며,
3. 구조화된 해결책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면 된다.
물론, 위에서 말한 3단계의 Process가 말처럼 쉽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창의성 면접 역시 다양한 Case를 중심으로 수차례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요령이 생길 것이다. Global Consulting Firm에서 신입 Consultant가 입사하면 수시로 과제를 부여하고, 이를 스스로 연구하고 발표하게 하여 다수의 선임 Consultant들이 공격적으로 Challenge를 한다. 이러한 Training을 통해 창의성, 논리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창의성 면접을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연구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