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2 (Zootopia 2, 2025)

파트너십

by 김의진

모처럼 온전히 막내와 단 둘이 보낸 하루의 휴가. 친구들 다 봤다는 주토피아를 보고싶다기에 오랫만에 극장에 갔다. 생각해보니, 코로나 창궐 이후에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던 막내는 초등 저학년인 지금까지 영화관에 가본 적이 없었다. 아들의 소원이라는데 들어주지 않을 이유가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수 년만의 극장 나들이는 내게도 설레임과 기대감을 주는 일이었다.


주토피아2는 파충류와 포유류의 갈등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다. 파충류들은 탈피와 변태 같은 생태 덕분에, 포유류들에게 무엇인가 기괴한 이미지로 기억된다. 덕분에, 악한 포유류들의 왜곡에 쉽게 넘어가 버렸다. 영화 속이야기일 뿐이지만, 우리의 실제 현실에서도 비호감의 이미지를 혐오와 공포로 고착화시키려는 시도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사안에 따라 분노해야 할 지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단순한 이미지로 혐오에 빠져 진실을 왜곡하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된다.


캐릭터 사이의 관계 역시 비슷한 맥락의 서사가 펼쳐진다. 닉과 주디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인 것 같으면서도, 무엇인가 진실된 느낌은 적다. 마음을 열고 나눈다는 느낌보다는, 서로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는 모습들이 무엇인가 어색한 사이였다. 고민과 갈등이 증폭되었다가 해소되는 지점에서, 남녀간의 사랑으로 넘어가 가족애로 끝맺음을 하는가 싶었지만…결국에는 그냥 동료애와 신뢰에 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디즈니 영화도 점점 아름다운 동화보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닌지 싶었다.


그러고 보면, 주토피아 1을 보면서 물에서 살아가는 포유류와 다양한 파충류가 왜 나오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냥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구분만으로도 충분히 심각하게 느껴졌을 뿐, 주토피아 세계관에서 빠진 생물들에 대한 고민은 아마도 대부분의 관객들이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주토피아2를 보고 나니, “그럼 곤충은? 물고기와 같은 어류는?”과 같은 궁금증도 생겼다. 물론, 곤충은 인지적 존재라기보다는 파충류의 먹이로 소비되는 모습이었기에 다음 이야기에서 확장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뒤끝이 남는 요즘 영화와는 다르게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기에 영화를 보고난 다음의 개운함이 나름 상쾌했다. 막내 덕분에 문화시민이 된 느낌이 들어 고마운 하루였다.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