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멘탈리티, 그리고 NBA 스타들의 대향연
아담 샌들러 영화다. 그의 영화는 하나의 고유명사이자 장르같은 느낌이 든다. 한국인의 정서는 아닌 것 같지만, 미국인이 사랑한다는 바로 그런 분위기의 영화 말이다. 경험상 인기있는 헐리웃 코미디 영화가 대부분 비슷하다. 레슬리 닐슨 시리즈도 그랬고, 어니스트 시리즈도 그랬고, 미스터빈 시리즈도 그랬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전형적인 아담 샌들러 표 영화라는 뜻이다.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예상한 범위 안에서도 충분히 웃으며 즐길 수 있기에 부담이 없다. 이번에는 NBA 농구가 배경이 된다고 하니, 마음껏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체육 교육이 업인 나는 스포츠가 관심사이자 취미이고 고민거리다. 그 중에 내가 제일 사랑하는 스포츠가 농구이기에, 이 영화에 잠깐이라도 등장하는 NBA 레전드와 현역 선수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담 샌들러의 생애를 잘 모르기에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영화 속에서 보여주었던 농구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농구를 좋아하는 것도 분명해 보였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모든 캐릭터들의 농구에 대한 꿈과 서사에 공감이 되었던 이유도 이런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담샌들러가 연기하는 주인공 캐릭터는 NBA 필라델피아 구단의 스카우터로 제법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다. 유망한 선수였지만 젊은 시절의 음주 교통사고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를 극복하고 살아왔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그를 믿고 지지하는 구단주가 마침내 그의 꿈이었던 코치직을 맡겨주어 꿈을 이룬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구단주의 사망과 새로운 구단주인 전 구단주 아드님은 열등감을 폭벌시키며 그의 코치직을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그는 다시 스카우터가 되어 정처없이 유럽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줄거리만 보면 감동적이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지만, 그의 영화답게 과하지 않게 적절한 타이밍에 유머를 버무려준다. 스페인의 길거리 농구 코트에서 ‘허슬’로 용돈이나 벌며 재능을 낭비하던 일용직 노동자 ‘보 크루스’ 역할은 스페인 국가대표이자 NBA 선수였던 ‘후안초 에르난고메즈’가 실감나게 연기했다. 강렬하고 집요한 트래쉬토크로 보 크루스의 멘탈을 박살내버리는 얄미운 악역 캐릭터는 2020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빛나는 ‘앤서니 에드워즈’가 열연하여 아주 실감나는 농구 경기 장면을 만들어주었다. 이 밖에도 여러 명의 전현직 NBA 스타들이 출연하여 농구로 보여줄 수 있는 박진감있는 영상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 중 백미는 NBA 올타임 레전드 필라델피아 식서스 출신의 ‘Dr.J’ 줄리어스 어빙의 출연이다. 영원히 늙지 않는 것 같은 그의 존재감만으로도 영화의 신뢰도가 확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예측 가능한 전형적인 줄거리다. 우여곡절 끝에 재능은 피어나고 선역이 승리하며 가족은 화합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 스포츠 영화, 가족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영화 중에는 체조 영화 스틱잇(2006), 아이스하키 영화 미라클(2004)처럼 줄거리 자체는 재미가 없더라도, 제대로 된 실감나는 스포츠 경기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들도 있다. 이 영화는 그 정도 수준의 농구 경기 장면에 재미있는 줄거리까지 적절하게 융합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 뒷맛이 남지 않고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신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주어진 환경에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좌절한 두 인물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잡는 짜릿함도, 그들이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요즘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아직도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느낌도 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결말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든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교사들의 노력이 떠오르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