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를 꿈꾸는 당신과 나누고싶은 이야기
두번째 제주이민 5년차
첫번째 이주까지 합치면 이제 7년차
이래저래 뭉뚱그려 10년차라 치고..
요즘은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제주를 다 안다고 말할수 없지만
제주이민 2~3년차와는 또다른
좀더 치열한 그 무언가가 울컥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살아왔던 환경도 다르고
겪어왔던 사람들의 문화도 다르고
물가도 다르고
비빌 언덕도 참 다른곳이라는 걸
요즘은 뼈저리게 절감합니다.
잠시 떠돌았던
외국의 그 어느곳처럼
이쯤 살았음에도 문득문득
낯설게 느껴지고
겉도는 느낌이고
미래가 불투명하게 느껴지는
아마도
해왔던 유통에서도
해가 거듭될수록 서로의 인정으로 좀더 끈끈해지기보단
해가 더할수록 신뢰가 없어지는 묘한 거래관계도 그렇고
매년마다 새로 개척해야 하는 관계는 참 낯설고도 버겁습니다.
이제 갓 이주해오는 이주민들에게서 느껴지는
지난날의 나의 모습
그 들뜸, 그 서툼, 그 어리숙함
그속에서 예견되는 슬픔과 애잔함을 넘어선 분노까지
요즘은 나이듦에서 오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더불어
이 낯선 공간에서의 겉도는 이민자로서의 슬픔이
부쩍 서글프게 다가오는
차가운 공기와
부는 바람이
여전히 텅빈 잔고와 함께
쓸쓸한 파도처럼
저를 덮쳐옵니다.
아직 겨울은 오지 않았는데
눈뜬 아침부터
덮쳐오는 절망감에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다시금 질끈 감아버리고 마는
저는 이 가을을 혹독하게 겪어내고 있는
중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