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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숙 Aug 13. 2016

아이들마다 다른 독특한 기질

나와 내 아이의 기질 알기

내가 볼더시에 있는 파란 하늘 유치원에서 일할 때이다.  유치원 바깥 놀이터에는 그네가 세 개 있었다. 

바깥놀이 시간에 그네 타기는 아이들이 정말 하고 싶어 하는 놀이이다. 

바깥놀이 시간이 되면 재빠른 아이들이 먼저 그네 세 개를 선점한다. 그러면 뒤에 천천히 나온  아이들은 그네를 타고 싶어  줄지어  서 있다. 어떤 아이들은 줄 서서 기다리기보다는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고  모래 놀이나 다른 놀이로 옮겨 간다. 


'아이들이 스스로 어떻게 하나?' 하고 나는 흥미로운 눈으로 주의 깊게 지켜본다. 

아이들마다 가진 독특한 기질로 재미난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우리 크게 달나라까지 세 번 더 가고 나서 다른 아이에게 양보하자"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모두 "네" 하고 크게 대답한다. 

그런데 막상 다른 아이에게 양보해야 할 때 아이들은 제각기 반응한다.  


순수하게  바로 "그래 너 타라!"하고 내리는 아이, 그네를 계속 타고 싶은데 양보를 해야 될 것 같아 어떻게 할지 망설이는 아이, 전혀 듣지 않은 것처럼 그네를 계속 타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울어버리는 아이들도 있다. 어떤 아이들은 꼭 궁리를 한다. 


타일러는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아이에게  "야! 너 저기 있는 타이어 그네 가서 타. 거기 아무도 안 타고 있잖아." 하면서 자기는 계속 그네를 타고 있다. 여기에서 내가 조용히 끼어든다. "타일러! 그럼 네가 타이어 그네를 타고 엘로라가 많이 기다렸으니 네 그네 타면 어떨까? "하고 물으면 타일러는 자기는 싫다고 한다.      

 

어떤 아이들은 매사 걱정이 많다. 아침에 온 남자아이는 바깥 놀이를 하고 교실로 들어와 손을 씻고 나서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내가 이유를 물어보니 아버지가 그 날 아침 멀리 출장을 가 집에 5일 정도 안 온단다. 그래서 아빠 보고 싶다고 우는 것이었다.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순간에 살기 때문에 아버지가 멀리 출장을 가도 유치원에 오면 다 잊고 친구들과 즐겁게 논다. 그래서 난 그 아이에게 나의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한국에서 왔고 미국에 사는 우리 아이들은 할머니를 몇 년에 한 번씩 밖에 못 본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할머니를 몹시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한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남자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나한테  갑자기 여러 질문을 했다. 

"그럼 선생님은 언제 엄마를 마지막으로 만났느냐?"  

"선생님의 엄마가 미국에 온 적이 있느냐?" 

궁금증이 좀 풀어진 아이는 옆의 친구가 "우리 같이 놀자" 하는 말에 "그래" 하고 그 친구를 따라간다.     


한 번은 비가 그친 뒤 한티 공원 뒷산에 올라갔는데 많은 남자아이들은 진흙땅 이어도 개의치 않고 여느 때처럼 뛰어다니는데 두 남자아이는 조심스럽게 서 있으면서 진흙땅을 뛰어다니고 있는 친구들을 이상하게 바라본다.

 "너희는 왜 이러고 있니?" 하고 내가 두 아이가 다른 때와 달라 궁금하여 물어보니 그 아이들은 말한다. 

 "진흙땅이라 신발이 더러워져요. 내일 축구시합 있는데 신발이 더러워지면 안 된다 말이에요" 

아이들은 참 다르게 움직인다.     

  

나와 내 아이의 독특한 기질을 관찰하면서 내 아이의 기질이 나의 기질과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는 것은 나와 내 아이와의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또한 부모가 나의 기질과 나의 아이들의 기질을 알면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우선 내 아이의 기질,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여주도록 하자! 


아이는 자기를 남의 아이와 비교하여 바라보지 않고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여주는 엄마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 신뢰감, 자신감을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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