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스포츠 시설의 부족

노년의 운동

by jiwu

서울에서 살 때는 집 근처 주민센터에서 현장 접수가 가능했다. 온라인 접수가 마감되어도 직접 가면 신청할 여지가 있었다. 부족하지만 고령층이 접수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었다.


경기도는 그렇지 않다. 행정 구조 자체가 크고, 체육시설은 여기저기 분산돼 있다. 그 크기에 비해 시설 수도 많지 않다. 내 입장에서는 대부분 먼 곳에 위치해서 이용할 수가 없다. 운동하러 가는데 차를 가져가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주민센터, 아니 행정복지센터도 온라인 신청만 고수한다.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접근 자체가 어렵다. 자식들에게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어떻게 매번 부탁할 수 있겠나. 배우면 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배우다가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 하나 하려고 컴퓨터 앞에 온종일 앉아 있어야 한다는 건, 이미 운동과는 먼 일이 되어버린다.


서울에선 버스 한두 정류장이면 갈 수 있던 체육시설이, 여기선 30분이나 1시간에 한 번 오는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여러 번 환승해야 닿을 수 있다. 정책을 실행하는 세대가 20-30대이다 보니 고령층의 눈높이를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제도가 사람을 따라가야 하는데, 사람이 제도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가 노년층 스포츠강좌이용권을 홍보하며 사용을 적극 권장하지만, 실제로 이용하기는 어렵다. 대신 신청하려고 찾아봐도 복잡한데, 70-80대 부모 세대가 직접 찾아서 산다는 건 더욱 어려울 것이다. 도시 설계가 노년의 생활이나 활동 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나도 20년 뒤면 부모님 나이대가 된다. 지금은 기술을 따라갈 수 있다 해도, 그때 어떤 기술이 사용되지 모른다. 이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주제다.


노년층은 온라인 현장 안내를 신뢰한다. 자세히 물어볼 수 있고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런데 그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 행정의 효율성 뒤에 가려진 고령층의 고립을 간과하거나, 더 나아가 제도화하고 있다.


부모님을 대신해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며 개선을 요청하고 싶다.

첫째, 현장 접수창구를 남기자.

둘째, 고령자 맞춤 프로그램의 가시성을 높이자.

셋째, 지역 스포츠 센터와 연계해 시니어 맞춤 운동 교실을 운영하거나 마을 단위 이동형 체육 교실을 도입하자.


작가의 이전글이사와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