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에 벌이 날아든다. 자꾸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고 있으니 살랑이는 바람이 느껴진다. 푸른 하늘에 떠있는 벚꽃에 사로잡혀 한동안 창밖을 쳐다봤다. 벚꽃뷰 교육복지실 바 테이블에 앉아 콘트라베이스 블랙커피를 마시니 월요일 병이 날아갔다.
꽃은 계절을 알리는 전령 같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비로소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3월 초 베란다 앞에 올망졸망 핀 매화꽃은 꽃샘추위를 뚫고 꽃망울을 터트렸다. 어느새 핀 가로수 길 벚꽃은 출퇴근길을 마중하고 배웅한다. 거센 비바람에 벚꽃 잎이 흩날리면 머지않아 철쭉이 만개할 것이다. 사람들은 여름은 또 언제 왔냐며 숨을 헐떡이겠지.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 자기가 먼저 피겠다고 다투지 않아도, 먼저 핀 꽃을 보고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서두른다고 피는 것도 아니다. 자기 계절을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꽃은 핀다.
한 벚꽃 나무 같은 가지에도 꽃 피는 시기는 다르지 않나. 가장 먼저 핀 꽃잎은 새봄을, 가장 나중에 핀 꽃잎은 늦봄을 알린다. 하나 둘 꽃봉오리가 맺히다 보면 어느새 활짝 핀 벚꽃들로 나무는 만개한다. 하물며 사람이 자신의 꽃을 피우기 위해 어찌 인내하고 견뎌야 하는 기다림이 없겠나.
꽃잎 하나하나가 꽃나무의 꿈과 목표라면, 저마다 다른 꿈과 목표도 꽃피울 시기가 다를 것이다. 목표에 따라 꿈에 따라.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은 긴 시간을 어찌 인내하고 견디느냐에 달렸다. 먼저 핀 목표를 살피고 나중에 필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만개하리라. 때가 되면 누구나 꽃피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