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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an 07. 2019

교육복지사는 관계다

회복은 관계로부터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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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연으로 엮어 만든 하나의 매듭, 망, 그물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인연이다. - 생텍쥐페리-


인간관계에 관련된 자기 계발서는 꾸준히 인기를 끈다. 서점에 가보면 베스트셀러 진열장에 항상 빠지지 않고 자리 잡고 있다. 인간관계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대부분 고민하는 문제 같다. 사람은 누군가와 안정적인 관계 맺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심리학자인 매슬로우가 주장한 욕구 단계설 중 3단계는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다. 사람은 관계를 통한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인정과 사랑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욕구가 좌절될 때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된다.    


사회복지는 사람들의 행복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행복은 삶에서 기쁨과 만족을 느껴 흐뭇하다”로 정의한다. 행복감을 느끼는 이유는 천차만별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다시 말해 행복한 삶을 위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상태를 가장 기본으로 시작해야 한다. 


인간관계가 행복으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다.


“인간관계 안에서만 기쁨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생텍쥐페리가 말한 것처럼 기쁨은 인간관계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타인과의 관계에서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인간관계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이 인간이다. 진정한 행복은 인연의 관계망이 촘촘한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청소년들의 자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작년에 자해를 시도하거나 경험한 학생을 유독 많이 만났다. 자해하는 이유는 학생마다 다르다. 친구와의 갈등, 학교폭력 피해, 부모의 비합리적인 양육태도(강요, 강압, 비난, 무시, 방임, 학대) 같은 이유였다. 물론 학업 스트레스, 관심 끌기, 친구 따라 하기 같은 이유도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결국 모든 원인을 들여다보면 잘못된 관계(상호 균형 있게 주고받음이 아닌 일방적인 관계)의 상호작용으로 문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다.(청소년 시기는 다른 시기 때보다 스트레스가 취약한 시기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우울감을 느끼고 자해하는 아이들은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에서 서툰 상태였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아이들은 관계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관계에 서툰 아이도 혼자되는 것을 죽기만큼 싫어한다. 혼자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문제를 키우기도 한다. 자해는 당면한 문제, 극심한 우울, 스트레스 상태를 탈출하고 위안 삼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문제가 청소년만의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느 학생과의 대화가 생각났다.

"친구들 눈치가 보여요."라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힘없이 말을 이어간다.
"실제로 친구들이 눈치를 주는 것을 본 거니?"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물어보았다.
"꼭 그렇지 않지만 그렇게 느껴져요."
"더 이상 학교 다니는 게 힘들 것 같아요." 시선은 불안하고 눈을 맞추지 못하고 바닥에 향해 있다.   
"교실에 있으면 토나 올 것 같아요."
"학교가 싫어요. 내가 힘들 때 도와주지 않았어요."


이 학생은 초등학교 때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경험했다. 지속적인 괴롭힘은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었다. 그로 인해 잦은 전학을 가게됐다. 기존 맺고 있던 관계는 물론이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이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학교 적응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과거의 소외된 경험으로 새로운 관계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또다시 사람으로부터 거절당하고 상처 받을까 걱정했다. 두려운 감정이 압도한 상태였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처럼 비슷한 경험은 과거 경험을 떠올리게 했고 반복된 좌절의 학습은 과거 경험에서 과감하게 나올 수 없게 했다. 이제는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친구들이나 학교 공간까지 혐오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관계는 이렇게 무서울 정도로 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교육복지는 관계다


교육복지는 교육복지가 필요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작된다. 만나야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욕구가 있고 어떤 것이 결핍되어 있는지 알게 된다. 결핍된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교육복지사가 사람들을 어떻게든 만나야 하는 이유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 쌓아야 한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듯 정성과 진심을 들여 맺은 관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특별한 프로그램에(대단한 치료 프로그램?) 참여하지 않아도 관계만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물론 어떤 상황에 따라 그동안 쌓았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경우도 있다. 그렇다 하여도 쌓아야 하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교육복지사는 관계의 기술이 필요하다.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힘은 관계다. 듣는 방법과 말하는 것을 적절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반가운 인사로 환대해야 하며 하는 일을 멈추고 눈 맞춤으로 맞이 해야 한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언어로 수용해야 하며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하고 경청해야 한다. 게오르크 헤겔은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바깥쪽이 아닌 안쪽에 있다”라 했다. 타의든 자의든 사람과 세상을 향해 굳게 걸어 잠근 마음의 문을 열어야 관계는 시작된다. 사회복지사본격적인 일의 시작은 상대의 마음의 문을 연 다음부터다.


우리에게 큰 상처를 준 재난 사고가 있었다. 그때 사고의 충격으로 생존자의 치유를 위한 개입이 시급했다. 하지만 사고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였고 치료 과정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상처로 마음의 문이 굳게 닫힌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다름 아니라 관계였다. 다행히도 그들과 그동안 관계를 맺고 있던 교육복지사가 있었다. 교육복지사와의 만남으로 생존자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결국 기술보다 진심이 먼저다. 기술만 있고 상대를 진정으로 대하는 진심, 진실이 없다면 앙코 없는 찐빵과도 같다. 메아리처럼 금방 흩어질 뿐이다. 진실성은 관계의 기초공사이고 뼈대다. 기초공사가 부실하면 바람, 재난, 등 외부요인으로 쉽게 무너지는 것처럼 관계도 마찬가지다. 진실성이 바탕이 돼야 쉽게 생기는 오해와 빈번이 생기는 갈등으로부터 서로의 관계를 보호한다. 그제야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고 절충할 수 있는 것이다.


관계 회복은 어떤 치료법과 약보다 최고의 효과가 있다. 관계는 기적을 일으키는 마법과도 같다.
사회복지사는 관계의 마법으로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46201.html

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876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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