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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계획이 있으십니까?

by hohoi파파

"당신에게 지금 성장 계획이 있습니까?"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책에서 성장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나는 지금, 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계획이 있던가. 2025년 계획은 노트에 적어 두기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 그 당시 저자처럼 "계획이 없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리에 계획만 무성해 "사실상 계획이 없다"라고.


요즘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 아침이 밝으면 숨 가쁜 하루가 시작된다. 아이들의 등원과 출근 준비로 신경이 곤두선다. 양치질을 시키고 옷을 입히는 일이 여전히 힘들다. 잠에서 깨서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시간과의 싸움이다. 근하면 육아에서 잠시 해방되지만 처리해야 할 업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칼퇴하기 위해 중요한 일은 오전 중에 마무리한다. 빨간펜 선생님으로 빙의해 끝낸 업무에 선을 긋다 보면 어느새 퇴근할 시간이다. 퇴근하면 바로 하원하는 둘째와 셋째를 마중하러 간다. 아내가 퇴근하면 그제야 치우지 못한 흔적들을 지운다. 거실에 널브러진 잠옷과 책, 장난감을 정리하고 거실을 청소기로 민다.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고, 함께 놀다 보면 어느새 저녁 9시가 된다.


그러다 보니 [나는 자연인이다] 교양 프로그램의 어느 자연인처럼 호르몬이 엉망진창이다. 감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거리는지 모르겠다. 기분이 태도가 되어 아이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고장 났다. 불 같이 화를 내고 이유 없이 짜증 내는 오락가락거리는 기분 때문에 우울하다. 갱년기가 시작된 건가 호르몬의 노예가 돼버렸다. 육아 책을 출간해서 그런지 좌절감의 체감은 배가 된다. 아무래도 교육복지사로서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짓누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찐아빠가 맞는지 스스로도 괴롭다.


2024년에는 무엇을 기대했는가. 생애 첫 책을 출간하면 내 삶에 대단한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에 따른 성공을 기대했는지 모른다. 돌이켜보면 끝내 해낸 경험의 짜릿함은 순간이었다. 이미 이룬 꿈은 지난 일이 되어 공허하기만 하다. 사실 누군가에게는 내 책이 꿈을 이룬 성과이자 성공의 사례로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무력감을 키웠고 부담감이 되어 날 옭아맸다. 시간이 지날수록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사실만 선명해졌다.


오늘도 최선을 다했는가. 스스로 질문하며 나로 살아가는 기분을 느끼려고 발버둥쳐 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은 매일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하루가 반복된다. 이미 타성에 젖어 헤어나기 힘든 상태다. 하지 못할 이유를 찾고, 스스로 변명을 늘어놓는 일이 익숙해졌다. 나쁜 습관인지, 그냥 내버려둬도 괜찮은 습관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한 채 내일을 맞는다.


"차라리 의도적으로 성장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게 훨씬 낫다. 자신이 도달해야 하거나 도달하고 싶은 성장 지점을 정하고 무엇을 배울지 선택한 다음, 스스로 정한 속도와 원칙에 맞춰 끝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분문 중-


2025년 성장 계획이 있는가. 답을 찾을 때까지 임없이 물을 것이다. 비록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고 무력감과 압박감에 잠시 흔들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 방향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으니까. 그것이 나의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임을 안다. 오늘보다 나은 내가 되어가는 것, 내일을 기대하는 그 자체가 성장이다. 어쩌면 내일도 오늘과 비슷한 평범한 하루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묻고 답을 찾으며 나아갈 것이다.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다. 아서 다짐만 말고 움직이자.


"일단 한 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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