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의 힘,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네 살 아들의 마음 일기 [위로하다]

by hohoi파파

위로하다: 덜어 주려고 따뜻한 말이나 행동을 베풀어 달래고 감싸다.

행복을 부르는 스킨십

응애, 응애, 응애.


적지 않은 시간 아내의 산통이 계속되었다. 아내의 고통스러운 몸부림과 신음소리는 아직도 살 떨린다. 뭐라도 해주고 싶지만 딱히 해줄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날 숨죽이며 아내만 지켜봤었던 것 같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새빨간 핏덩이, 쭈글쭈글한 주름이 가득한 생명체가 태어났다. 아직도 그 순간의 벅찬 감동을 잊지 못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내 손보다도 작은 아이는 분만실을 떠나가게 울어댔다. 의사 선생님에게 건네받은 가위, 덜덜 떨리는 손을 붙잡으며 탯줄을 잘랐다. 어쩔 줄 몰라하며 아이를 받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씻겨주었다. 품 안에 전해지는 아들의 체온은 렬한 첫 스킨십으로 남아있다.


부모의 스킨십은 아이의 발달을 촉진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뇌와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피부와 연결된 수없이 많은 신경 세포는 스킨십을 많이 할수록 정서 안정뿐만 아니라 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킨십은 감정을 주관하는 곳을 자극하고 고통을 완화하는 엔도르핀을 생성을 해 스트레스, 불안 감소에 효과적이다. 스킨십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으며 특히 아빠와의 스킨십이 많은 아이는 사회성에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부모의 스킨십은 아이 발달 촉진제이자 치료제다.


손 줘봐


어린이집에 거의 도착할 때쯤, 아들에게 어린이집 잘 다녀오라고 격려한다. 사실 어린이집에 가는 차 안에서 아침마다 하는 의식이다. 조금이라도 아들이 울상이면 위로를 해야 한다. 그래야 출근 시간을 맞출 수 있다. "엄마가 보고 싶다"며 가기 싫어하는 아들에게 친구들과 즐겁게 놀다 보면 엄마 보러 가는 시간이 금방 올 거라고 말해준다. 오늘도 다치지 말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다 오라고 한껏 응원하며 안아주면 그제야 아들은 안심하고 나를 미련 없이 보내준다. 스킨십은 불안해하는 아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마법과 같다.


"손 줘봐!" 어느 날 손잡아주는 것을 잊었다. 출근길이 바쁘다 보니 정신없다. 운전하다 보면 금방 어린이집에 도착한다. 차에 내리기 전 어김없이 아들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설렁설렁한다고 느꼈는지 뚱한 표정을 짓는다. 손을 잡아달라고 하는 아들의 말에 많은 감정이 담겨있었다. 아들 역시 위로가 필요했는지 모른다. 네 살, 처음으로 엄마 품에 벗어나 하루 종일 지내는 일이 얼마나 힘들까. 아들은 아침마다 해주는 나의 위로에 올라오는 감정을 꾹꾹 참아가며 어린이집에 간다. 그 뒷모습이 어찌나 짠한지...


스킨십의 힘은 강했다. 아들의 스킨십이 오히려 나를 위로한다. 운전하다가 한쪽 손을 뒤로 내밀면 말없이 스윽 손을 잡는 아들. 가만히 잡은 아들의 손이 참 따뜻하다. 고사리 같은 손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은 오히려 나를 위로한다. 단지 손만 잡았을 뿐인데, 위로는 긴말 필요하지 않는다. 말없이 꼭 잡아주는 손,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림, 꼭 안아주는 포옹은 어떤 치료제보다 나았다. 위로받으려는 아들 손길에 되레 나의 마음이 풀린다. 아이와 신체 접촉이 많을수록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 역시 안정감을 느낀다는. 스킨십은 관계를 잇고 더 친밀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같다.


스킨십이 어색하고 서툴지만 하다 보면 별거 없다. 거창하거나 대단한 방법은 따로 없는 것 같다. 아이를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쓰다듬어주고, 더 많이 사랑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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