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씻기듯 잎도 어느새
네 살 아들의 마음 일기 [가을 가을]
11월 어느 주말, 길가에 나뭇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가로수를 보면 언제 바뀌었는지 곧 겨울이 다가옴을 느낀다. 어느새 가을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이제 숨 가쁘게 달려온 2019년을 마무리하는 일만 남은 듯하다. 계절의 깊음을 넘어 지독한 고요함까지 묻어 나오는 12월을 앞두고 있다.
어린이집도 계절에 맞게 수업을 하고 있었다. 아들이 가을 길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표정과 목소리는 계절과 맞지 않다. 아들이 부르는 모든 노래는 희망차고 힘차다. 잔뜩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파랗게 파랗게 높은 하늘" 신났다.
"가을에 대한 새로운 노래를 배웠으니 주말에 단풍 구경하시면 좋겠다."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말에 가까운 모악산으로 향했다. 빨갛게, 노랗게 알록달록 물든 잎들이 길거리에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는 아들. 한참을 낙엽을 밟으며 가을을 느끼는 아들의 모습이 웃겼다.
역시 소풍은 도시락이다. 아들과 아침에 싼 도시락을 놀이터에서 까먹었다. 배불리 먹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들의 모습에서 폭풍 성장한 것을 느꼈다. 단 1초도 매달리지 못하던 철봉에 오래 매달리고 가파른 곳을 포시하지 않고 끝까지 오르는 아들. 계절이 지나는 만큼 아들이 커갔다.
2020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다섯 살 되는 첫째, 돌을 맞이 할 둘째, 올해 우리 가족에게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새해 역시 새롭게 다가오겠지. 사실한 것 없이 나이만 들고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 매달리는 것 같아 빠르게 바뀌어 가는 계절이 야속하지만. 그만큼 행복도 커가길 바라며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아내와 나도 함께 자랐으면 좋겠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