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hoi파파 Oct 15. 2020

거실에 뜬 보름달

  저녁을 먹었다. 한참을 놀 차례로 둘째와 첫째를 다. 첫째가 수건으로 몸을 닦는 사이 둘째와 거실에 있는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반짝반짝 작은 별. 둘째와 동요를 불렀다. 동요가 점점 트로트가 되어갈 때쯤.


  둘째가 이상한 말과 함께 천장을 가리키며 손가락질을 한다.


'딸'

'따알'

'따'


  내가 못 알아듣자 둘째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짜증이 섞인 목소리였다.


  뒤늦게 둘째가 가리키는 손가락 쪽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천장에 있는 전등이었다.


  그런데... 건 딸이 아니라 등인데.


  순간 둘째가 무슨 소리를 하나 싶었다.


  찰나 생각이 떠올랐다. 어제 둘째를 재우면서 달 달 무슨 달 동요를 불렀었는데 달인가.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달 어디 어디 떴나 남산(알고 보니 동산이었음) 위에 떴지


  어젯밤 동요를 부르면서 둥근 전등을 가리키며 '지호야 저기 달이 떴네! 저게 둥근달이야!' 알려줬었는데 그것을 기억했나 보다.


  그제야 '아! 달!' 둘째에게 반응을 다.


  둘째에게 '맞아, 달이.' 했더니 둘째도 그제야 흐뭇해하며 격하게 '딸. 딸. 딸. 거렸다.


  

  '새근새근 코~ 새근새근 코~' 뽀로로 자장가 부르며 둘째는 잠이 들었다.


  지호야! 오늘도 하루를 무사히 보내서 감사해, 내일 아침해가 밝을 때까지 좋음 꿈꿔! 내일도 행복한 하루이길 바란다. 사랑해. 잘 자.


ps: 아빤, 육퇴 할게. 이만 글 올리고 막걸리 한잔 할 거야. 뱌이!

매거진의 이전글 어린이집 적응에 성공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