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by hohoi파파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에서 카톡이 왔다. [위기아동 지원 방안 마련 연속 토론회] 참여를 위한 안내였다.


최근 아동 학대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다. 현재 교육복지사(학교사회복지사)이고, 세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인지 어느 때보다 학대 뉴스에 대한 충격이 크다. 안타까운 것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무색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는 아동 학대가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 교사가 아이들을 물건 다루듯이 머리채를 끌고 다녔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 더는 영상을 못 보겠더라.


이모 이모부가 10살 조카를 물고문하고, 어느 20대 부부는 분유를 토했다고 생후 2주 된 아기를 때렸다. 출생 신도조차 되지 않은 9살 딸을 친모가 살해했다. 연이어 보도되는 아동 학대 관련 뉴스 아이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고 사랑으로 키우지 못할 바엔 왜 낳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화가 났다.


부모가 아닌 악마를 보았다.


제주도 한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으로 아동 학대한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이나 인천 어린이집에서 수개월간 장애 아동을 포함해 아동 학대한 사건은 더는 남 일이 아니다. 얼마든지 자녀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대에 관심을 둬야 한다.


교육복지사는 아동 학대 가정도 개입한다. 부모의 언어폭력과 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아이, 보호자의 방임으로 밤새 아이 혼자 생활하는 아이, 등교를 시키지 않아 수업받지 못하는 아이, 훈육이란 이유로 심한 체벌을 당한 아이 등 학대와 방임에 노출되는 아이들의 상황은 저마다 달랐다.


학대 가정의 원인과 결과를 무를 자르듯이 뭐라 딱 설명하기 어렵다. 아이가 속한 관계 속에서 구성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서로 얽어 있다. 관계 안에서 서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질뿐이다. 학대 가정의 개입이 어려운 이유다.


학대와 방임 개인적인 문제보다 경제적인 위기, 가족의 해체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만하지 못한 부부 관계 등이 결정적이다. 폭력과 정서적 방임은 대물림되기도 한다. 아이의 문제 행동도 사실 부모가 부추기고 강화킨 경우가 많았다. '나도 어렸을 때는 맞고 자랐다,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등 아이에게 폭력을 행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프란시스코 페레-


# 하루에 한 끼, 문 걸어 잠그고 등교시키지 않은 엄마
등교 첫날 한 학생이 연락 없이 결석했다. 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했고 문을 열어주지 않자 경찰관과 구청 직원, 소방관이 강제로 문을 열었다. 아이 상태를 확인해보니 아이는 깡마른 왜소한 체격이었고, 집안은 배달 음식 용기 등 온갖 쓰레기로 어질러진 상태였다고 한다. 어머니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버너로 반조리된 음식을 해 먹였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신체적 학대 정황이 없는 것으로 감사해야 할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엄마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방임도 학대다. 많은 부모들이 여전히 때려야만 학대인 줄 안다. 최근 한 학생이 이틀 연속 아무 연락 없이 등교하지 않았다. 잦은 결석으로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이다. 담임교사는 부모와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보호자와 연락되지 않았다. 긴급하게 담임교사와 상담 교사, 교장, 교감 선생님과 대책 회의를 했다. 교육적 방임이 의심되었다. 담임 선생님이 보호자에게 아이가 안전한지 확인되지 않으면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알렸다. 그제야 보호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혹스러웠던 것은 보호자의 반응이다. 되레 억울해하며 짜증 섞인 화를 냈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으면 아이는 그림자처럼 살게 된다.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긴다. 아이에게 무심코 했던 말과 행동이 학대나 방임이 될 수 있다. 주변에 학대로 의심되는 아이가 없는지 관심을 가졌을 때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


라면 형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아동 학대·돌봄 방치 아동에 대한 제도적 보안 장치를 마련하라는 특별 지시를 했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정도면 사안이 시급한 것이다. 현재 아동 학대가 사회 문제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아동 학대의 해결은 학대가 우려되는 가정을 발굴하는 시스템과 가족 구성원의 욕구를 찾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강력한 처벌은 그다음 문제다.


현재 학교에서 위기 사례를 발굴하고 사례 관리하는 전문인력이 있다. 학대 피해 아이뿐만 아니라 또래보다 미발달 된 아이, 심리 문제를 가진 아이, 소외된 아이, 학교 폭력 피해 아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아이 등 아이 욕구를 찾아 그에 따른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연결한다.


교육복지사나 학교 사회복지사는 무엇인가?


현재 학교사회복지 실천 현장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학교사회복지사업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다. 학교사회복지사업은 1990년 초 지역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1997년 교육부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시범 운영이 되어 현재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방자치단체, 민간 등 다양한 주체로 발전, 확대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점차 학교사회사업 시범 사업이 종료되었다. 그쯤 학교사회복지사업을 이어받아 2003년, 중앙 정부 주도하에 교육부 주관으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새로운 형태인 교육복지가 시작되었다.


문제가 있다.


두 사업 모두 사업에 한에 전문 인력을 배치한다. 특히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저소득층 가정 수가 충족되어야만 교육복지사가 배치가 된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3년 단위로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기준 요건에 충족되지 않으면 사업이 종료되고 만다.


위기 학생 발굴과 사후 관리가 멈춘다. 사업 학교가 아니면 위기 가정을 발굴하고 사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물론 학교 내에 상담교사가 있지만 호소하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다룰 뿐, 위기 가정을 발굴하고 학생 및 가정에 필요한 욕구를 파악해 서비스를 연결하는 사례관리는 하지 않는다.


사실 학교 안에서는 아동 학대 문제만 심각한 것은 아니다. 학대처럼 긴급한 위기 사례도 있지만 심리·정서적인 어려움으로 학교 적응에 힘든 사례가 주를 이룬다. 학교 폭력, 왕따 경험, 우울과 불안, 낮은 자존감으로 나타나는 부작용, 분노, ADHA, 미성숙 등으로 학교 생활 적응에 힘든 아이들이 늘고 있다.


학교에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만들 전문 인력 필요.


학교에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원사업과 경제적인 소득 차이를 구분 짓지 않아야 한다. 단번에 되진 않겠지만 방향은 모든 학교에 전문 인력을 배치해서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 10대들이 행복해야 사회가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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