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반기획 출판은 뭔가요?

by hohoi파파

출판사마다 표현의 방식은 달랐지만 출간 방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출간 방향과 다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름 따져보고 출판사에 원고 투고했다. 마구잡이식으로 보낸 것이 아니다. 처음 출간 방향과 다르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출판사의 출간 방향은 어디 있단 말인고.

그로부터 한 달 후, 11군데 출판사에 2차 원고 투고를 했다. 3군데 출판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결국 거절이었지만 결이 조금 달랐다. 비슷한 장르를 출간 중이어서 차별점이 아주 두드러지지 않는 이상 비슷한 장르는 출간 계획이 없다, 순차적으로 검토 후 개별 연락을 하겠다 하지만 출간 방향과 맞지 않으면 따로 연락하지 않는다. '출간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말만 들어서 그런지 신선했다. 답신이 없는 것도 거절의 한 방법이었다.


불굴의 의지로 투고 리스트를 채웠다. '출간 기획서' 관련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 어느 출간 작가는 300군데 넘게 원고 투고했다고, 어딘가에 인연이 닿는 출판사를 만날 거라고 했다. 멈추지 말고 계속하라는 말이 어찌나 달콤하던지. 다시 출간의 의지를 불태웠다.


3월 22일 15군데 출판사에 3차 원고 투고를 했다. 이번에는 1, 2차 원고 투고했을 때와 달랐다. 흔한 거절 메일도 받지 못했다. 7군데는 아직도 메일을 읽지 않는다. 계속되는 거절에 점점 출간에 대한 불씨가 꺼져갔다. 거절받는 것이 익숙해졌다.


별 기대 없이 3차 원고 투고했다. 드르르 알림 문자 진동이 울렸다. 출판사로부터 메일이 왔다. 당황했다. 원고 투고한 지 2시간 만에 메일을 받은 것이다. 출판사에 첫 투고를 한 지 한 달이 넘는 동안 대부분 거절 메일만 받았다. '수신 확인' 하지 않아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른다. 어찌나 메일을 보고 덜덜 손이 떨리던지.


그동안 받았던 메일과 달랐다. 관심을 가지고 투고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의례적인 인사말인 줄 알았다. 다음 내용을 읽고 놀라 까무러졌다. 출판에 긍정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단다. 와우! '관심'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믿기지 않았다. 드디어 출간하는 건가. 서둘러서 다음 내용을 읽었다.


메일을 읽다가 한 단어에서 멈췄다. 누군가 눈을 아웃 포커싱하는 줄. 한 단어만 도드라지고 다른 글자는 흐릿해졌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유료.

종이책 출간은 유료(약 30만 원, 기본 옵션 기준)입니다.


출판사에서 전자책 출간은 무료고, 종이책 출간은 유료라고 했다. 기본 표지는 컬러, 본문은 흑백으로 제작되고 본문 컬러일 경우 금액이 올라간다고 했다. 출간 후 저자에게 10부를 증정해준단다. 그때 처음으로 출간하면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증정용으로 몇 부를 주는구나 알았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뜻밖의 메일을 받는다.


3월 31일 다른 출판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무료든 유료든 간에 출간 희망을 봤기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메일함을 열었다. 메일함이 열리는 순간 직감했다. 앗! 출간하자는 말이구나. 일단 글이 눈에 꽉 찼다. 분량만 보더라도 거절 메일이 아니다. 그때 김칫국 한 사발 마셨다. 혼자 팡파르를 울렸다.


친절한 출판사씨. 원고에 대한 피드백을 해줬다.

- 사회복지사이자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아빠가 쓴 육아 에세이.

- 육아에 있어 아빠가 도와주는 역할이 아닌 주체가 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가 시중에 출간된 아빠 육아 교육서가 그리 많지 않아 경쟁력이 있을 듯함.

- 아내가 임신했을 때부터 각 시기별로 그에 맞는 팁을 전달하고 있어 현실적인 도움을 얻기 좋을 것으로 보임.

- 다만 챕터 마지막에 요약과 같이 정리된 별도 팁 부분의 경우 이 부분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특색을 파악하기가 다소 애매함. 좀 더 구체적인 팁을 제시하면 다른 책과 차별화될 것으로 보임.


메일을 읽는 순간 전에 받았던 거절 메일이 떠올랐다. 거절 메일이었지만 원고에 대한 피드백을 해줬다. 두 메일을 비교했다. 원고에 대한 분석이 비슷했다. 역시 전문가의 눈은 비슷하구나. 거절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좋은 원고는 어떻게든 출판사로부터 반응이 온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사회복지사이면서 세 아이 아빠가 쓴 육아 에세이를 강점(차별성)으로 봤다. 그리고 아빠가 쓴 육아 에세이가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발달심리학 관점으로 발달 시기에 제공하는 육아 정보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아쉬워하는 점도 같았다. 한 꼭지마다 제공하는 육아 팁을 구체적으로, 임팩트 있게 살리면 좋겠다는 것이다. 결국 차별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음 이미지

출판사는 아쉽다는 이유로 반기획 출판을 원했다. 출판사는 3가지(자비/반기획/기획) 출판 방식으로 작가님들의 책 출간을 돕고 있다고 했다. 초판 1쇄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면 2쇄부터 계약기간 종료까지 증쇄 비용은 모두 출판사가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기획출판과 자비출판 방식의 중간 형태라고 했다.


반기획 출판은 뭔가요?


반기획 출판의 장점은 인세율과 완성도, 마케팅에 있었다. 기획출판의 인세율은 보통 정가의 10% 내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제안한 인세율은 정가의 25% 였다. 반기획 출판은 저자 의견이 그대로 반영되는 자비 출판과 다르다고 했다. 출간의 모든 과정을 출판사와 함께하기 때문에 독자에게 완성도 있는 책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도 반기획 출판은 투자 개념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최근 반기획 출판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한다. 기획 출판만 고집할 필요가 있나. 자비 출판만 아니면 되지 않나. 요즘 대부분의 책이 1 쇄도 다 못 판다고 하는데 현실을 가만하면 반기획 출판은 위험부담이 있다. 고민이다. 첫 책 출간을 투자로 볼 것인가, 가치로 의미에 둘 것인가 선택하지 못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2XkskANo94&t=514s

거절만 받다가 원고에 관심을 가지는 출판사를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원고에 일정 투자를 받은 셈이다. 아직 반기획 출판을 할지 결정 내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53군데 출판사에 보냈다. 적어도 300군데 출판사에게 보내는 봐야 하지 않겠나. 그동안 원고나 다듬어야겠다.

https://brunch.co.kr/@siso-writers/12


출판사에 원고 투고하면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은 '출간 방향'이다. 출판사와 원고의 기획 방향과 분야가 맞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해보니 원고 투고한 출판사가 육아 관련 책을 출간한 출판사였지만 굳이 따져 보면 에세이보단 인문, 자기 계발서, 교육에 가까웠다.


에세이 가판대에 놓인 책을 찾아 4차 원고 투고해보기로 하는데...(다음 편을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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