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힘

2018년 독서모임을 마치면서...

by hohoi파파

2018년 1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독서모임을 만들게 했다.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했다. 처음에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다. 사실 지금도 알고 쓰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써보는 것이다. 쓰다 보면 늘겠지 하는 믿음으로 쓸 뿐이다.


글을 써야겠다 마음먹고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되어간다. 글이 안 써지는 것이 현실이고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표현이 당연다. 솔직히 지금까지 글을 써본 경험이 없다. 글이라고는 초등학교 때 일기 쓰기, 다이어리에 끄적끄적 메모하기, 연애편지, 마을 신문 기고하기, 직장에서 사업 계획서 쓰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일까 부족한 글 쓰기 능력을 키우고자 쓰기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 같다.


다수의 글 쓰기 관련 책에서 공통으로 말하는 것이 있었다. 다독-다작-다상량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면 글이 써진다는 것이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라는 말도 글 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습관이 필요했다. 어쨌든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읽어야다.


평소 책을 읽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아 책 읽기가 엄두 나지 않았다. 나는 책과 친하지 않다. 가끔 책을 구입할 뿐 읽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었다. 구입이라도 하면 책을 읽지 않아도 마치 읽은 것처럼 만족감이 생겼다. 책 구입은 그 행위 자체로 끝나기 일수였고 읽는 행위가 없었다. 책장에 먼지만 수북이 쌓인 책들만 정리가 되지 않은 채 꽂혀있을 뿐이었다. 그런 책장을 보면서 뿌듯해하고 안도감을 느꼈던 때가 떠오른다.


변화는 익숙함과 결별이라고 했던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다. 읽지 않던 책도 읽어야 했고 뭐라도 써야 했다. 진짜 뭐라도 해야 했다. 많은 글 쓰기 관련 책에서 독서모임을 권유했다. 고심 끝에 독서모임을 만들기로 용기 냈다. 혼자 읽기란 쉽지 않아 보였고 함께 읽으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었던 것 같다. 동료의 힘을 빌리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50명 정도 있는 교육복지사 밴드에 글을 올렸다. 독서모임의 계획을 다른 동료에게 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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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교육복지사 동료와 1년 동안 14번을 만났고 7권의 책을 읽고 나눴다. 모임을 위해 읽은 책이 7권이지 독서모임이 자극되어 개인적으로 읽은 책의 수를 따지면 10권 이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독서모임을 통해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기록하면서 읽었다. 주먹구구식으로 읽던 예전과 많이 발전한 모습이었다. 책 읽기와 글 쓰기가 강박적일 때가 있지만 그 역시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책을 읽고 글을 쓰게 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로써 공식적인 모임끝났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평가의 시간을 갖었다. 독서모임에 참여한 동기부터 지금까지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 배웠던 점, 기억에 남는 점 등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 토대로 지원 사업 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 결과보고서에 작성한 부분을 옮겨 쓰겠다.


○ 함께 읽는 힘

대부분의 선생님이 독서 모임에 참여한 이유는 책 읽는 습관을 가지기 위함이었다. 책 읽기의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혼자서 읽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여럿 선생님이 함께 읽으면서 서로 독려하고 격려하여 책 읽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책에 대한 내용을 나누고 삶의 적용했던 부분은 선생님마다 달랐다. 서로의 생각, 관점의 차이를 알게 했고 그런 점까지 포용하는 법을 배우게 했다.


○ 동료로서 시너지 효과

독서모임에 함께 한 선생님 모두 교육복지사의 일을 하고 있다. 독서 모임 시간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도 만족도가 높았지만 같은 일을 한다는 공통점이 모임을 더 풍요롭게 했다. 일하면서 느꼈던 고충, 불만, 어려웠던 점, 필요한 정보, 학생에 대한 이야기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이런 이유가 독서 모임을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이었던 것 같다.


○ 책 읽는 습관들이기

모인 선생님 대부분이 책 읽기를 원했지만 몸에 배지 않아 습관들이기 힘들어했다. 하지만 1년 동안 독서 모임을 통해 10권 상당의 책을 읽게 되었다. 2017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를 보면 1년 동안 성인 한 사람이 읽는 종이책은 평균 8.3권이라고 한다. 잡지, 참고서, 수험서, 만화 등을 제외하고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들은 40%에 가깝다고 할 때 10권 상당의 책을 읽은 것은 놀라운 성과다.


○ 내년을 준비하는 독서모임

처음 독서 모임을 만들고 어떻게 모임을 꾸려나갈지 고민했던 3월, 어느덧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선생님이 내년에는 독서모임을 한 단계 걸음을 떼는 방향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책 읽기에서 글쓰기 모임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 같은 주제로 서로 다른 책을 읽어 연구하고 프로그램 개발해보자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벌써 내년의 독서모임이 기대가 된다.


나는 독서모임을 통해 많이 배웠다. "혼자의 힘으로 어려울 때는 타인의 힘을 빌려라"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타인의 힘은 문제 해결을 돕는다. 혼자 할 때보다 여럿이 함께 했을 때 과정을 비롯해 결과가 더욱 풍요롭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책 읽기에서 벗어나 동료들과의 일적인 부분까지 소통할 수 있었고 도움받을 수 있었다. 혼자 읽었다면 금방 지치고 예전의 모습으로 쉽게 돌아갔을 것이다. 돌아가고자 하는 관성을 깨뜨린 것은 함께 읽는 힘에서 나왔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걸음을 뗀 것 같다. 이제 다음 걸음을 떼야한다. 욕심 같아서는 내달리고 싶지만 아직 나는 그럴 재능이 없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책 쓰기를 목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하지만 지금은 목적이 달라졌다. 지금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고 점검할 수 있어 좋다. 그동안 했던 생각과 그간의 경험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을 해낸다는 욕심보다 그 행위 자체에 즐거움과 의미에 집중하는 게 나의 속도에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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