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셋째가 태어난 지 15개월이 됐다. 셋째는 아빠 껌딱지. 퇴근하고 현관문을 들어서면 바짓가랑이부터 붙든다. 두 팔을 벌려 잉잉거리며 안아달라고 거짓 꼴로 운다. 한 번 안으면 내려오지 않는다. 품에 기대어 두 발을 동동 구르른데 내려놓을 수 없다.
한 번은 새벽에 셋째가 뒤척거리다가 잠에서 깼다. 자는 척을 했다. 조용히 내게로 오더라. 셋째가 얼굴을 더듬거리며 나를 확인했다. 모른척했더니 콧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장난치더라. 한참을 머리맡에 놀다 수면 텐트로 돌아가 다시 잠들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돌이 지난 뒤 심장 폭행하는 개인기가 늘었다.
"이쁜 짓"
셋째에게 "이쁜 짓"이라고 말하면 검지 손가락으로 귀를 막는다. 종종 장모님에게 아이를 맡기곤 하는데 장모님이 개인기를 가르친 것이다. 기어 다니던 아이가 두 다리로만 떡 버티고 섰을 때도, 걸음마도 며칠 장모님이 돌본 뒤로 떼었다.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는데 심장이 터질지도.
출근길이면 현관문에 세 아이가 나란히 서서 "아빠, 잘 다녀와"라고 인사한다. 현관문을 나서기 전 아이들과 뽀뽀를 한다. 수줍게 이마를 내는 첫째, 입술을 빼쭉 뒤집는 둘째, 아장아장 걸어와 뻣뻣하게 고개 숙이는 셋째 때문에 출근하기 싫다. 현관문을 들락거리며 진짜 간다고 몇 번을 인사하는지. 아이들은 그냥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