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 첫 번째 이야기

잠자냥의 5분 소설

by 잠자냥

-그의 아내


언제부턴가 남편이 거울을 보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 사람은 하루에 딱 한 번, 그러니까 외출할 일이 있을 때만 거울을 보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출근 전, 또는 약속이 있어서 밖으로 나갈 일이 있을 때. 그 직전에만 거울을, 그것도 마지못해 머리 매무새고, 옷차림이고 한 번 툭툭 만지고는 서둘러 나가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네, 한 달은 된 것 같습니다. 남편이 거울 앞에 서 있는 모습을 제가 이따금 보게 된 것입니다. 욕실에서 한참을 나오지 않기도 했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작은 손거울을 들고 자기 얼굴을 보고 있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텔레비전 브라운관에 비친 자기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그 눈빛은 틀림없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얼굴, 자기 모습을 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셀카 모드로 해놓고는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글쎄, 밥을 먹다 말고 숟가락에 비친 자기 얼굴을 흘깃흘깃 보고 있기도 하더군요.


네, 사실 저는 조금 불안해졌습니다. 남편에게 생긴 이 급작스러운 변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장 단순한 의심, 그러니까, 마흔을 넘긴 남편을 둔 아내라면 이럴 때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여자일까?’ 그런데 정말 이상한 점은, 남편은 거울만 뚫어지게 볼 뿐,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이나 그 어떤 외적인 것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겁니다. 늘 똑같은 셔츠에, 넥타이에, 똑같은 양복을 입고 출근했습니다. 핸드폰에서도 그 어떤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의 나르시시즘과도 같은 증상. 거울 속 자기 얼굴을 뚫어져라 보는 행동만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한번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요즘 당신, 참 이상하다?”


남편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퉁명스러운 얼굴로 저를 쳐다볼 뿐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거울을 자주 봐? 신경도 안 쓰던 사람이...”


혹시라도 남편의 입에서 진실, 그러니까 제가 알고 싶지 않은 어떤 진실이 밝혀질까 봐 저는 겁이 덜컥 났습니다.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편은 자기가 언제 그렇게 거울을 봤느냐며 성질을 내더니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틀림없이 뭔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2편에서 계속

이전 10화S시의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