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이가
안녕하세요, 어쨌든 노래 19번째 시간입니다.
얼마 전에 18번째 시간을 마치면서 2회만 더 연재를 진행해야지 했는데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서 곳곳에 봄이 내려앉았어요. 봄이 오는 줄도 모르게 내려앉고 또 다음 연재를 진행할 즈음엔 훌쩍 떠나 있을 것 같아 쓰는 순간에도 아쉬움이 밀려오는데요, 포근한 봄을 맞이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성장을 해야지 하면서 성장의 수치를 재어본 적은 없는데요, 요즘 들어 날짜와 시간들에 지난 날의 나와 비교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유년 시절을 돌아보듯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눈금을 재는 것이 어느새 시대의 풍습이 된 것 같아 거리의 풍경을 두고 몇 번이나 눈을 비비고는 하는 것 같아요. 저와 같은 분이 있으실까 궁금한데요, 시기가 시기인지라 제자리 걸음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러워만 집니다. 함께 걷는 길이 다르게 닦이는 것을 두고 볼 여유가 없어지는 것이 참 별로다 싶었는데, 어느새 놓칠까 염려하며 밀어주고 끌어주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런 게 성장일까요?
자연스럽게 포용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늘 생각과 달라서 문제지만.
그런 의미로 오늘은 '친구 아이가'라는 주제를 들고 왔는데요,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위트를 섞어 풀어볼까 합니다.
스물 다섯 스물 하나 - 자우림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자우림의 스물 다섯 스물 하나입니다.
자우림 하면 익히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대표적인 혼성 밴드잖아요. 살아있는 록의 전설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일전에 한 번 적어낸 적이 있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 밴드부를 잠깐 했다고 적었던 걸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그 시절을 회상해 보면 각 학교마다 여성이 보컬인 밴드는 무조건 자우림의 곡을 커버했던 것 같아요. 선망의 대상이죠. 노래하는 바비 인형. 그런데 멋있죠. 무대를 휘어잡는 거예요. 그때 그 시절 각자가 어떤 기분으로 자우림을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에 와서 회상해 보면 멋이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그들의 음악을 다시 들으며 그들이 적어내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막연히 유행가 정도로만 여겼던 가사가 돌아보니 언젠가의 지나온 너와 나의 이야기처럼,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는데 듣다 보니 울컥하게 되는 거예요. 좋은 곡이란 것이 그런가 봅니다. 좀 느려도 맞닿는 지점이 인생을 살다 보면 존재하는. 적다 보니 희망사항인지도 모르겠어요.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 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예전에는 막연하게 사랑 노래로만 여겨졌는데요, 최근에 듣다 보니 지나온 시간들이 드리워집니다. 누구나에게 20대 또 30대는 그러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시기를 잘 엮어나가는 게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요즘 들어 저의 청춘에 주변으로부터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오지 않나 싶어요. 그때 그 시절에는 힘든 일도, 슬픈 일도, 좌절하는 일도 참 많았었는데 말이죠.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의 어리숙하지만 보이지 않은 작은 예쁨들에 둘러 쌓여 행복하게 즐거운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었다면 덕분이라고
말로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적어봅니다.
컴플렉스 - 소금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소금의 컴플렉스입니다.
어쩌다 보니 선곡한 곡들이 모두 사랑이라는 공통된 감정을 노래하고 있는데요, 사랑의 감정이 반듯이 남녀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에 다각도로 풀어보고자 선곡해 보았습니다.
소금이라는 뮤지션을 아시는 분들이 있으신지 모르겠어요, 저 역시 곡을 만나면서도 흔한 언더그라운드의 뮤지션이 아닐까 하면서 흘려들은 적이 꽤 되는데요. 앨범을 찾아서 들어보다가 아 한 곡쯤은 꼭 소개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들고 와봤습니다.
Tell me honey
I don't have to, Baby I don't have to
책임감을 묻는다면, 잘 모르겠어 나 그것두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멀리서 손을 뻗는 너
만약 나 잠에서 깬다면 그땐 인정해야지
큰일이네, 이미 되돌릴 수 없어
나른한 목소리로 투정 부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두고 혹자는 달콤한 침대 위를 떠올리실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그런데 저는 노래를 들으면서 유년 시절이 떠오르더라고요. 이십 대의 '괜찮지 않을까'하면서 하나씩 꺼내 먹던 초콜릿들이 말이죠. 글쎄요. 여기서 성장의 속도를 또 꺼내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지나고 보면 유치하고 부끄러운 순간들인데 아직 지우고 싶지 않은 걸 보면 꽤 포용할 줄 아는 어른이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주변에서 이 글을 보면 꽤 얄밉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저는 곡을 들으면서 입에 물고 있는 알사탕이 떠오르더라고요. 처음엔 맛있지만 계속 굴리지 않으면 입 안이 얼얼할 정도로 쓰게 느껴질 때가 있는 알사탕 있잖아요. 보컬이 특히 눈에 띄는데요, 새침하지만 궁금해지는 가사가 가진 매력을 잘 표현해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 듣고 싶어지는 목소리예요.
우리가 맞다는 대답을 할 거예요 - 10cm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10cm의 우리가 맞다는 대답을 할 거에요입니다.
혹시 이 곡 제목이 포털 사이트나 플랫폼 사이사이로 눈에 띌 때 저도 모르게 멈칫하며 짜증나신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저는 근래에 들어 곡 제목만 보아도 그렇더라고요. 겨우 과제를 하나 끝냈나 싶으면 꼭 이 곡의 타이틀이 눈에 들어오고야 말아서 기분을 망치곤 했거든요. '글쎄 너네가 틀렸다고 오오오오!!!!'라며 열을 내며 곡을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요.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아마 10cm 변하지 않는 감성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억날까 종이에 쓰려 했던
무덤덤한 대화는 달콤해
잘 지내 난 그렇게 말하려 해
인사하는 상상을 하곤 해
익숙한 향기에 그대가 숨을 못 쉬고
내 하루를 돌아볼 때
아무런 말 없이 그대 쉴 수 있게
내가 늘 있을게요
그래서인지 화가 날 때마다 분풀이하듯 곡을 플레이하곤 하는데요, 곡을 듣다 보면 어느새 어른이 된 10cm 감성이 잔잔한 친구처럼 위안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지나온 우리의 어리석은 모든 모습들이 모두 틀렸다고 말하는 절대적인 것들 앞에서 우리가 맞다는 전제는 결국 지나온 과오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하며 굳이 못난 마음을 안고 함께 흥얼거려 봅니다.
맞을지도.
라고 말이죠. (웃음)
help - The beatles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비틀즈의 Help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곡들은 친구라는 주제를 두고 지나고 있는 긴 터널을 가볍게 다뤄보고자 선곡한 곡들인데요, 곡도 곡이지만 그 와중에 꼭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이기에 선정을 해보았어요. 인생이라는 삶을 지나면서 'Help'라는 단어를 우리가 얼마나 많이 솔직하게 직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음알음 고민하는 시기를 지나는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독자분들과 같은 문제에 대해 공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참 어렵고도 내뱉기 힘든 단어이지만, 힘든 날이면 빼놓지 않고 꺼내 듣고야 마는 이 아이러니한 감정들에 대해서 노래를 통해서나마 공유해 보고픈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Help, I need somebody
Help, not just anybody
Help, you know
I need someone, help The Beatles,
The Beatles,
해소되지 않는 갑갑함을 긁어주듯 더욱 강렬하고, 간절하게 애원하는 곡의 도입부를 두고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는 현대인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고개를 끄덕이며 침이 튀는지도 모르고 흥얼거리는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다나면 어느새 부끄러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곤 하는 것이 이 곡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움을 왜 알아서 주지 않는 거야!
때로는 이 정도 했으면 적당히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세상이 얄궂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심정을 대변하듯 노래는 끝이 날 때까지 절규합니다. 이런 부분이 그들의 천재성이 아닐까 싶은데요, 세상이 던지는 많은 의문들에 대해서 이보다 명쾌한 해답을 들고 올 수 있다는 것에 한참이나 지나고서야 감탄하게 됩니다.
도움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우리는 Help라는 단어를 어떻게 표현해내고 있는지,
모두 외면한 것들에 대해서 굳이 이름을 붙여봅니다.
There for I am - Billie Eilish
마지막으로 선곡한 곡입니다.
이제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는 Billie eilish의 There for I am입니다.
저는 이 곡을 처음 듣고 젊은 날의 치기를 떠올렸는데요,
요즘엔 새롭게 떠오르는 시대의 감성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I'm not your friend Or anything, damn
You think that you're the man
I think, therefore, I am
I'm not your friend Or anything, damn
You think that you're the man
I think, therefore, I am
위에 소개해드린 곡과 달리 대놓고 'Not your friend'라고 외치며 'there for i am'이라고 마무리 짓습니다. 세대가 공감하기엔 조금 직설적이고, 철없는 행동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럼에도 거리엔 빌리 아일리시 열풍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누군가는 치기 어린 반항이라고 표현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시대의 분노와 설움을 풀어내지 못하는 국민성이 곡을 통해 드러나지 않았나 하는 좀 직설적인 표현을 녹여내고 싶은데요, 그럼에도 공적이진 못해요. 이것 역시 시대의 이해심인지 아량인지, 아니면 함께라는 위대한 힘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영역에서 고유의 것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우리가 무엇에 몰두하고 있는지 저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되짚어보는데요,
나이를 막론하고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힘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뮤지션이 함께 시대를 걸어가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오늘의 시간을 마쳐볼까 합니다.
19번째 시간이 끝났습니다.
저는 코로나19라는 시기를 지나며 함께 슬픔과 아픔을 공유할 수 없는 시대의 잔상을 회상해 보는데요,
지식이 지혜가 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글을 적으며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몸살이 나는 건 시대에 뛰어들지 못하는 '알량함'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생각이 같은 자리를 맴도는 이유도 감히 같은 사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글을 적으며 쏟아내는 말보다 삭혀내는 말들이 참 많은데요,
그럼에도 이전보다는 솔직하지 않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관계라는 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걷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잘 닦아내어도 어색한 순간이 많아지죠.
그럼에도 발맞추어 걷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합니다.
인내하고 이해하면서 말이죠.
조금은 불편하지만 작은 두드림을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하고 소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