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the giant
안녕하세요, 어느덧 열여섯 번째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어쨌든 노래입니다.
오후의 햇살이 주는 평온에 기대 열여섯 번째 시간을 열어볼까 합니다.
벌써 1월 하고도 19일이 흘러갑니다. 이즈음 되면 이제 겨울이라는 계절의 이름도 조금 낯설게 느껴지네요.
그런데 저는 이즈음이 이상하게 가장 춥더라고요. 계절이 한 바탕 흔적을 남기고 새 옷을 입을 준비를 하는
이 기간 말이죠.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와 계절의 냄새조차 사라진 그 정경이 이상하리만치 날씨마저 어떤 색도 입지 않고 쌀쌀하기만 한 거예요. 코 끝을 얼얼하게 새기는 차가움도, 그 어떤 포근함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시간에 오후의 햇살마저 사라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노래를 챙겨 듣는 시간이 많이 줄은 것 같아요. 얼마 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불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음악은 듣고 살아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 말이죠. 주변을 둘러보니 낯설은 것들이 꽤 생겼더라고요. 해마다 다루어온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요. 그걸 발견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보는 것들이라 조금만 신경 쓰면 알 수 있는 것들인데도 말이죠.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만큼 제 마음이 생각보다 어둡고 복잡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좀 멍하게 잠시 서있었습니다.
매일 겪는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꽤 지쳐있었던 거예요.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이 참 깊고, 선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얼마 전 발견한 곡에서 좀 힌트를 얻어 'Young the giant'라고 정해보았습니다.
young the giant - i got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Young the giant란 밴드의 I got이란 곡입니다.
무언가 인생에 답을 구해야 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뭐 꼭 올바른 답이 아니어도 되는 그런 순간들이요.
뭐 그런 답들을 찾다가 발견하게 된 곡인데요, 우연히 발견한 곡 치고 꽤 마음이 들어서 데리고 와 봤습니다.
곡을 처음에 들으면 가스펠 송처럼 느끼실지도 모르겠어요. 일단 창법이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습니다. 이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2010년 대 정도에 그런 곡들이 좀 대거 출몰했던 것 같아요. 천구백 오륙십 년대의 곡들이 부활이라도 하듯 자유롭고 기품 있는 재즈들이 즐비하다 보니 지금 생각해 보면 음악이라는 분야의 르네상스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밴드명이 좀 특이하죠. 'young the giant'
무슨 뜻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저는 '청춘'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청춘보다 더 강렬하고, 우리가 스스로 거대하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아마 영영 돌아오지 않을지 모르겠다'는 그런 생각들 말이죠.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 시간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꼭 정답이 아니더라도 어찌 되었던 엮이게 된 모든 시간들에 대하여 결국은 회고하게 되는 순간들을 맞이하게 되잖아요. 그 순간들이 꼭 틀리지 않았더라도 결국은 후회를 하게 되죠. 일상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것이 결국 그렇게 만드는 거거든요. 그래도 자기 위안에 멈추기 마련인데, 이 곡에 나온 가사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There's strange force in your kiss oh
All's divine in desire With an ire of philosophy,
Burning scrolls in the naked heat,
Oh how coy is your little boy.
only time will tell me I got buried
No it won't be long before I rise in.
좀 낯 부끄럽지만, 분명 가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해 봤는데 저는 아직 청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청춘이라는 것이 꼭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실수할 수 있는 시간이 주는 교훈들이 있잖아요. 잘못 가는 것들에 대해 후회하고 또다시 생각하고 또 수정하고. 흔들리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시간들. 그런데 이런 것들이 꼭 제한을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많은 분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청춘에 오래도록 머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imple things - amos lee
두 번째로 소개해야 할 곡은 Amos lee의 Simple things라는 곡입니다.
이 곡 역시 당시 재즈계의 혜성처럼 등장한 노라존스를 기억하신다면 아마 익숙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남자 노라존스라고 불릴 만큼 신예였는데 세간에는 그만큼 알려지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는 분들은 알음알음 챙겨 들으셔서 그런지 입소문으로 암암리에 실력을 입증한 가수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앨범 자체에 좋은 곡들이 많은데 어떤 곡을 소개할까 고민하다 가장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곡으로 준비해 봤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저도 모르게 복잡하게 엮이는 일도 많고, 그러다 보면 또 생각도 복잡해져서 어쩐지 단순한 문제들도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거든요. 저는 그럴 때마다 좀 단순해지려고 노력하거든요.
남들이 보기엔 좀 답답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꽤 도움이 되거든요.
Well I know it gets hard, baby
Things get crooked and crossed
Sometimes I just get so hardly baby
I start feeling lost
Its just these simple things
keep me holding on
어려운 말이 아닌데, 쉬이 전하기도 어려울 때 Amos lee의 목소리를 빌어 전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 잔나비
세 번째 곡은 잔나비의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이라는 곡을 준비했습니다.
그땐 난 어떤 마음이었길래
내 모든걸 주고도 웃을 수 있었나
그대는 또 어떤 마음이었길래
그 모든걸 갖고도 돌아서 버렸나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 품 없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누군갈 위해서
남겨두겠소
처음에 잔나비라는 신예가 등장했을 때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당시 한국에 혁오라는 밴드가 등장하고 기존에 언더그라운드를 장악하고 있던 모던락이라는 장르가 좀 주춤하고 있었거든요. 뭔가 새롭고, 신선하고, 들어보지 못한, 접목된 음악들이 최신 음악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잔나비라는 밴드가 등장했는데, 이런 류의 음악이 처음부터 사람의 이목을 끌기는 좀 어려워서 그런지 저는 딱히 와닿지 않더라고요. 당시 잔나비라는 밴드가 나오고 언론에서도 이슈가 많이 됐었는데, 뭐랄까. 저에게는 딱히 새롭다고 여겨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나는 매장마다 잔나비의 음악이 엄청 새어 나왔는데 매번 흘려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언젠가 우연히 플레이리스트에서 흘러나오는 곡을 듣고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을 때는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말입니다.
저는 몇 번 듣다 보니까 영화 '중경삼림'이 떠오르더라고요. 뜨거운 여름밤이라는 표현을 두고 첫사랑을 떠올리진 않잖아요. 그런데 곡을 듣다 보면 꼭 풋풋한 어린 기억들이 스치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뜨거운 여름밤이라고 표현을 두었어요. 지나고 보면 뜨거운 여름밤이라는 것이 꼭 농익은 어떤 것에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래를 듣다나면 뜨겁고, 표현하지 못해 아쉽기만 하던 지난 날들이 떠오릅니다.
아마 끝내 전하지 못한 말들이 멜로디에, 가사에 녹아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knockin' on heaven's door - Bob Dylan
네 번째로 선곡한 곡은 밥 딜런의 Knockin on heaven's door입니다.
이 곡은 좀 가볍게 선곡해 보았습니다. 곡을 쭈욱 선곡해나가다 보니 이 즈음에서 그냥 이런 곡을 선곡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곡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들에 오히려 힘이 되는 곡이기에 선곡해 보았습니다.
Mama take this badge off of me
I can't use it anymore
It's gettin'dark too dark to see
feel I'm Knock
knockin'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on Heaven's door
가사가 좀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가사의 배경에 대해서는 글을 쓰기 위해 좀 찾아보았는데 특별히 나와있지 않아 이렇다 규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가사가 단순히 유년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어서도 와닿는 이유는 '천국'이라는 단어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조심스럽게 꺼내놓은 두려움을 두고 어른이라고 표현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화자가 이야기하죠.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화자의 배려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 노래를 듣다 보면 은연중에 암시되어 있는 '죽음'이라는 키워드보다는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떠올라요. 자그마한 위로가 되어줍니다.
조금은 실수해도, 조금은 돌아가도, 또 조금은 엎어져도
이 노래와 함께라면 모두 씻겨 내려갈 것 같습니다.
colors - Amos lee
마지막 곡으로는 앞서 소개해드렸던 Amos lee의 colors입니다.
사실 이 곡은 아주 오래전부터 무척 좋아하는 곡인데요, 여태 어딘가에 소개할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오늘 선곡을 하기 위해 플레이 리스트를 뒤지다 발견하게 되어 이렇게 들고 와봤습니다.
Yesterday I got lost in the circus
Felling like such a mess
Now I'm down I'm just hanging on the corner
I can't help but reminisce
When you're gone all the colors fade
When you're gone no New Year's Day parade
You're gone
Colors seem to fade
예전에 서울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전철을 타고 낮에 여행을 하는데, 서울 지리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를 때에요. 날씨도 좋고, 녹음으로 물든 유리 너머의 정경도 낯설 것이 없는 아주 평범한 일상을 지나고 있는데, 불현 모든 일상이 무채색으로 느껴지는 거예요.
글쎄요, 일상에 컬러가 사라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이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딱히 무력하지도 않았고, 일상에 흥미를 잃은 것도 아니었거든요. 뭐랄까요. 무언갈 동경하고 상경을 했는데, 현실의 벽이 너무 거대하게 느껴지는 순간에 당장의 현실이 불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더라도 일단 우선 순위를 두고 접어야 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어쩌면 마음 한 구석에서 이미 짐작하고 있었기에 딱히 슬프지는 않지만 그저 무언가 해야 할 일들이 사라져 버렸다는 한 가지 사실이 생각보다 굉장한 공허함을 낳게 되더라고요.
뭔가 굳이 내가 잘못한 건 아닌데, 또 억울하다고 하기도 좀 그렇고.
그런 순간들을 딱 결정하고 뒤돌아서서는 기차에 올랐거든요.
아주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참 뒤에 이 노래를 발견하였는데요, 정말 몇 번이나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한 감정과 기분에 대해서 타자를 통해 다시 한번, 또 여러 번 듣는다는 것에도 꽤 커다란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있다면 이 곡을 통해 좀 같은 위안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항상 쓰면서 느끼지만 어쨌든 노래라는 글을 포스팅할 때마다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쓰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글에 엄청 많은 신성함을 두는 것을 아직은 이해를 못 하는데요.
그건 아마 제가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도 아무 조건 없이 얻을 수 있도록 기회가 열려있던 것이 또 글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여기 포스팅하는 글들은 검색 한 번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글이잖아요.
그러려고 또 저 같은 친구들이 열심히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도 하고요.
그것이 저는 이 플랫폼의 매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자,
글이 글답게 대우받는 곳이기에 아마 모두 열심히 도전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되길 감히 소망해 보며 글을 마쳐보고자 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계묘년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