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노래

here's a classic

by Letter B



안녕하세요, 어쨌든 노래 15번째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어느덧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오면 무언가를 정리하고 회고하기보다 언제나 고생한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을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올 한 해를 기념하며, 또 씩씩하게 잘 이겨낸 자신에게 축배를 드는 거죠. 그렇게 정신없이 들뜬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어느새 맑간 아침인 거예요. 흔적 하나 남지 않은 일상과 달라진 숫자를 바라볼 때면 이유 없는 공허함에 시달리게 되는 겁니다. 그럼에도 다시금 한 해를 시작할 준비를 하는 거죠.


이 정도면 꽤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어떤 곡을 선곡해야 좋을지 몰라 한참을 고민하다 어제 우연히 스쳐 들었던 클래식 곡들이 떠올라 이렇게 컴퓨터 앞에 섰는데요, 곡을 선곡하다 보니 또 하고픈 이야기가 떠오르고 소개해드리고 싶은 곡들이 변경되어 전혀 다른 주제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here's a classic'입니다.





when we are together - the 1975





첫 번째로 선곡한 곡은 the 1975의 when we are together입니다.


the 1975 하면 밴드명과 다르게 굉장히 현대적인 감성을 표현해내고 있어 갈증에 시달리셨던 분들에겐 오아시스 같은 그룹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들이 표현해내는 이야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감정을 풀어내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이야기가 아주 지저분하지도 않죠.


그들의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언제나 하나의 이야기, 즉 장면이 떠오르게 되거든요, 저는 the 1975라는 밴드에 대해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이 곡을 들으면 굉장히 익숙한 멜로디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듣는 순간 '어? the 1975 답지 않은데?' 하게 되는데요. 그 이유가 아마도 굉장히 익숙한 멜로디이기 때문일 겁니다.


뭐.. 추가로 보컬 역시 이 곡에서만큼은 대중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요. 좀 놀라웠던 건 굉장히 좋은 멜로디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요소만으로도 밴드가 가진 고유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the 1975를 조금 관심 있게 보셨던 분들은 근래에 실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요즘 붐처럼 일었던 아날로그라는 표현이 많이 사라지고 있잖아요,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낡은 - 혹은 오래된 것의 라는 느낌이 강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날로그에도 '새로운'이라는 단어가 붙어 도시의 무엇과 비교해도 다를 바 없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꼭 가사나 리듬이 현대적인 무엇과 어울렸기 때문에 아날로그가 아니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러한 감성들이 오래되었다고 분류할 수도 없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the 1975의 곡들이 잘 대변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곡은 듣다보면 아련한 한 편의 사랑이야기가 떠오르는데요. 저는 the 1975의 가사를 들을 때마다 '어쩜 저렇게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잘 전달할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해요. 아무래도 시대와 사람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냉소적인 고찰이 녹아있기 때문이 아니까 싶습니다.



The only time I feel I might get better

Is when we are together



이런 이야기는 쉬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니까요.

그렇습니다.




All I need to hear - the 1975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 역시 the 1975의 All I need to hear입니다.

이번 곡은 좀 가볍게 소개해드리고자 왔어요. 그 정도로 the 1975의 곡 중에 대중성이 많이 가미된 곡인데요, the 1975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서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이 아닐까 해서 골라봤습니다.


리드미컬한 감성으로, 굳이 표현을 하자면 꽤 상투적인 구애 정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곡을 제일 처음 접하시게 되면 '곡은 좋지만, 진부한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로 밴드의 기존의 곡에 비해 대중적이고 안전한 길을 선택한 곡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럼에도 우울하고 지친 날에 조도가 낮은 스탠드 조명과 참 잘 어울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Cause I don't need music in my ears

I don't need the crowds and the cheers

Oh, just tell me you love me

'Cause that's all that I need to hear



뭐 소개해드리면서 쓰기엔 뭐 하지만,

the 1975의 담백함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피해 가셔도 좋을 듯합니다.





get lucky - Daft punk



네.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테크노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Daft punk의 get lucky라는 곡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시대의 새 바람이었는지도 모르겠는데요. 당시 테크노라는 기계적인 음이 아마도 음악이라는 분야에서 꽤 신선하고 충격적인 바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염병처럼 급속도로 확산되었었거든요. 그런데 이 기계음에서 파생된 음악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쉽게 받아들여지는 음악은 아니었거든요. 잘못하면 빠른 비트의 클럽 음악처럼 시끄럽고 유치하게 느껴지고. 대중성을 띤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밴드가 나올 즈음인 1990년 대가 저는 특히 그랬다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모든 장르가 붕괴되고 새롭게 등장한 장르들이 목마른 음악 팬들의 갈증을 충분히 채워주지 못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모든 장르를 붕괴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세대를 연결해준 밴드가 daft puck가 아닐까 싶은데요, 아날로그적인 리듬에 현대적인 해석을 더했음에도 곡을 들으면서 이질감이 없는 거죠. 듣고 있으면 흡사 5-60년 대 펑크 음악을 듣는 것처럼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되는 거예요.


그 곡이 바로 daft punk의 get lucky란 곡이 아니까 싶습니다.



Shes up all night til the sun

Im up all night to get some

Shes up all night for good fun

Im up all night to get lucky



daft punk의 음악을 두고 '장르 파괴다'이런 말들이 많이 오고 가는데요, 아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시도하는 것은 물론 고전과 현대를 가르지 않고 구분 없이 어우러지게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최근 기기가 발전하고 접근성이 좋아지다 보니 실험적인 음악은 많은 것에 비해, 진중성은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쉽게 여겨지는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음악은 흔히 치유의 힘이 있다고 하는데, 요즘엔 음악을 들으면서도 노이즈에 시달리는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대중 음악계에도 데프트 펑크와 같은 신선한 바람이 다시금 불어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 - 10cm




앞서 daft punk의 곡을 소개하다 보니 국내에도 잔잔한 새로운 물결이 불어오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부담 없이 노래 한 곡에 부푼 마음을 그릴 수 있던 그런 시절들 말입니다. 무뜬금이지만.


그런 관점에서 오랜만에 골방 노래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10cm의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란 곡인데요. 저는 10cm를 떠올리면 기이하리만치 자취방 18번이라는 수식어가 떠올라요. 그러한 배경에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역시 곡 자체가 쓰인 배경, 앨범 전체에서 뿜어내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또 그 시절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 성행할 정도로 갓 '서울 상경'한 프로 자취러들이 많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쓰다 보니 요즘 이런 이야기를 듣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지 않나 싶어요. 모두가 치열한 자세로 임하는 만큼 좀 더 나은 한 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참치회를 먹을래

하루가 멀다 하고 소갈비를 뜯을래

내 뱃속에 기름기가 가득 끼게

매일 밤 나는 파티를 여네

오늘도 이대로 다 할 수 있네

우우우 우우예 니가 돈만 갚으면



저는 이 노래를 들으면 젊은 날의 치기가 떠올라요. 그런 거 있잖아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서러움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쉬이 고백할 수 없잖아요. 서러운데 말도 못 하고. 그런데도 지기 싫어서 오기 부리며 투덜대고 싶은 날, 이 곡을 듣습니다. 곡을 따라 신나게 외치다 보면 섭섭했던 감정도 조금은 완화가 되거든요.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동료가 생기는 거죠.


음악의 힘이 이런 게 아닐까 싶은데요, 흥겨운 리듬을 따라가다나면 어느새 이야기를 따라 한번 더! 를 외치며 귀여운 투정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니가 문제라고~


요즘 드는 생각이지만 돈을 안 갚는 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호)





Norwegian Wood - beatles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비틀즈의 Norwegian wood입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이 곡은 너무도 유명한 팝 밴드 비틀즈의 곡입니다. 비틀스 하면 아마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어떤 얼굴인지 몰라도 '그냥 유명한 밴드'라고 모두가 알고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이 부른 노래의 한 소절 'yesterday~'부분만 흘러나와도 '아, 나도 알지'하고 모두가 호응하실 거라 믿습니다.


저도 그렇게 비틀즈를 처음 접했거든요. 그래서 그들의 앨범을 다 들어보기도 전에 그냥 60년대 HOT 아니야?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대중적'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밴드이기 때문인지 특별히 곡에 대해 좀 더 심도 깊게 다가서거나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듣기 좋은 노래를 부르는 팝 밴드로 만족하며 비틀즈의 노래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비틀즈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서 그들을 관찰하게 되면, 그들이 적어내고 노래하는 모든 곡들이 이 전과는 다른 색다른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그들이 구현해내는 언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이 곡은 들으면서 참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I once had a girl,

or should I say, she once had me

She showed me her room,

isn't it good, norwegian wood?


And when I awoke I was alone,

this bird had flown

So I lit a fire, isn't it good,

norwegian wood? And when I awoke I was alone,

this bird had flown

So I lit a fire, isn't it good,

norwegian wood?



가벼운 유희로 시작되는 이야기에는 한 젊은 매력적인 남성이 등장합니다. 남자는 여자에 대하여 특별한 언급을 하진 않지만, 그녀와 가벼운 만남으로 시작된 관계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여자는 부끄러움이 없어요. 남자는 그런 관계에 대해 아주 가볍게 받아칩니다. 타인의 조언에 코웃음을 치듯 말이죠.


곡은 그렇게 시작합니다.


저는 이 곡을 듣고는 처음엔 무척 신비롭고 우아한 숲이 떠올랐습니다. 그러곤 이어 곧 방랑하는 서커스 유랑단 속의 매력적이고 조금은 가벼운 한 여인이 떠오르더라고요. 남자는 만남에 관해 긍정도 부정도 전하지 않습니다. 아쉬움도 미련도 남지 않네요. 그들의 관계가 어찌 됐든 그는 진지하게 고백한 비밀스러운 고충이 타인에게 무시당한 것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여자에 대한 배려도 있지 않습니다.

'isn't it good?'



저는 이 곡을 들으며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노르웨이 숲에 대해 떠올려 봅니다. 곡의 타이틀에는 여러 가지가 해석이 있지만, 꽤 포근하고 편안한 누군가를 빗대어 표현해보고자 한 것에는 틀림없군요. 그들이 전하고자 한 'norwegian wood'에 대하여 떠올려봅니다. 시대적 배경을 떠올려봐도 조금 시건방지긴 하지만 비틀즈니까 이해할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로서 15번째 시간을 맞춰봅니다.


새해가 밝아도 변하지 않는 것들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곳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겠네요.


그럼에도 함께라는 말로 모든 것이 정당화된다면 그것도 참 변하지 않는 것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그런 관계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here's the classic.


늘 좋은 것들만 포함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좋은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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