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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발견한 주인공에 대하여

by Letter B




우리는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문화를 학습하죠.

평범한 사회인이란 그렇습니다.

이야기 속 그들의 삶이 현실에 닿는 일이란 역시 존재하기 어려운 까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않죠.


저는 비극을 마다하지 않아요. 오만한 까닭인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희망을 그리죠.

제 취미는 구경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를 쓰고 있죠.


누군가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이라고.

세상사에는 어두운 편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 당신의 불편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줄 수는 있겠군요.


정말 저를 보신 게 맞으신가요?


홀로 밤을 걷는 일은 외로운 일이다.

색이 바랜 겨울은 특히 그렇다. 모든 것이 죽어있다.

관심을 끊긴 겨울의 정취란 비루하다.

정적만이 살아남았다. 정적만이 공간을 기억한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입김을 뱉어낸다. 부러 크게, 몇 번이나 뱉어내고는 아쉬워 고개를 돌려 본다.

아, 어둡고 깊었다.


이제는 자욱을 새길 수 없는 꽁꽁 얼어버린 눈 위로 발을 꾸욱 눌러본다.

흔들리지 않는 그림자 위로 쿵쿵 큰 보폭을 얹어 낸다.


도무지 진정되지 않는 것은 마음이 아니다.

나는 고의적으로 몇 번인가 정신을 가다듬다가 이내 그만두기를 반복한다.

나의 것이고 그러하다. 그러나 도무지 손대지 않는다. 그러하다.

채찍을 들고 있는 것은 나다.

모처럼 나온 걸음을 돌리고 싶지 않다.

무게의 값은 달라지지 않는다.

나는 아직 몸을 기울이는 편이 편하다. 짐은 충분하다.


우우우웅 -

도로 위 차들은 속력을 낸다.

음악은 반드시 좀처럼 잘 꺼내 듣지 않는 클래식이었던 것 같다.

가로등이 켜지면 간판이 뒤를 이은다.


나는 미소를 머금는 사유에 대해 더 이상 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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