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금단 현상

by Letter B






이렇다 할 몸에 밴 것이 없는 나는 부러 덧칠하지 않는다.

평소 잘 부리지 않는 멋을 위해 은근히 본능을 자극하는 실키한 벨벳을 선택한다.


포멀 한 것이 좋겠어요.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좋겠군요.


실키한 벨벳을 선택한 이유는 가녀리고 하얀 그 우아한 손짓 너머로 얹어질 그 한순간을 위해서다.

사람을 자극하는 법을 부러 계산하지 않는다.

곧 부서질 듯 곳곳한 자태는 부러 연출한 것이 아니다.

도통 먹히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뒷걸음치지 않는다.

그 어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당신은 맞지 않는 장갑을 착용하고 있군요.


눈 하나 깜짝이는 일이 없다. 그저 은밀한 스텝을 옮길 뿐이다.

두려운 것을 읊는 것이 두렵다.


저는 하얀 바탕을 좋아합니다. 자유롭죠.


상대를 무심하게 응시한다. 연결고리를 찾지 않는다.

불편한 상석에 앉아 자태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크기가 적당한 볶음 채소를 선택한다.

그저 불편함을 덜기 위함이다. 주어진 시간을 거부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인지하고 있다.


천천히 단추를 끌르고 나이프를 손에 쥔다.

배운 적 없지만 익히 알고 있는 식사 예절을 선보이고는

평소 잘 닦아내지 않는 입가를 테이블 위로 마련된 리넨으로 슬며시 닦아낸다.

무심하게 응시한다.


가지런히 놓인 옷가지를 다시금 몸에 걸친다.

흘끗 장갑으로 시선을 옮기고는 자리를 정돈한다.


당신을 마주할 자신이 없군요.

선점하고 싶을 뿐이죠.


나는 후회할 것을 번듯이 알면서도 걸음을 돌린다.

얼마나 격정적이었던가.

그 진절머리 나는 고요한 정적 속의 은밀한 탐욕이란.


오만을 탐하지 않고서는 절대 문학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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