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 시민

by Letter B








노래가 끝나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에 눈물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소녀는 말이 없었다.

담담히 박수갈채를 받아들일 뿐이었다.


객석을 나서자 멀리 전광판으로 눈을 지푸리게하는 환한 불빛의 광고가 번쩍이기 시작했다.

'new century'


소녀는 금방 공연이 있었던 것을 까맣게 잊은 채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

멀리 객석을 지키던 관객들로 보이는 이들이 부끄러움을 잊은 채 야유를 보낸다.

소녀는 화답하듯 손을 흔들어 보였다.

숫자가 하나 바뀌었을 뿐이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다 소녀는 걸음을 멈추어 서고는 분주한 정경을 바라본다.

거리는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는 호외로 채워졌다.

이해할 수 없었다.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소녀는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몇 개의 곡을 골랐다.

이제 더는 부를 수 없는 노래였다.


거리 위, 게걸스럽던 모습들은 전부 환영처럼 사라졌다.

소녀는 멈춰서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고르는 취향만큼은 독특한 법이 없죠.'

스위치가 꺼진 듯 깊은 적막이 내려앉는다.


모든 것이 준법 시민으로서는 납득되지 않는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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