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주다

by Letter B







바싹 말라 분열되기 시작한 식물을 햇살이 드는 창가로 옮겨 둔다.

요즘 나의 취미는 물을 주는 것이다.



도통 기운이 나지 않는다.

언제부터 몸의 행방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냐고 묻는다면 정확히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런 현상들이 지속되면서 답에 흥미를 잃었다고나 할까.

사고하지 않고는 베겨내지 못하는 것이다.

.

허기를 묻는 거요?


나는 셈을 더한다.

약탈로 채우는 심보에 같은 이름을 붙이기는 어려웠다.

단어의 셈을 잘못한 게다.

똥이 나오는 원리와 같은 이치라니.

나는 제안된 답안지를 이리저리 훑어보다 결국 흥미를 잃고 만다.

같은 셈이라면 되었다.


깨달은 것은 그것뿐인 게요?


요구된 조건을 충족하고는 거래를 중단하고야 만다.

꽤 비슷한 값이다.

나는 나이를 먹지 않는 그들에게 더 이상 질문하지 않는다.

대게의 사람들은 그러한 현상에 대해 인지할 시간도 없는 게다.



고인물 아래 색이 바란 이끼를 떠올린다.

며칠 째 제 할 말을 내뱉지 못하는 내성적인 이의 굳게 닫힌 입에서 나는 단내를 떠올린다.

물 안에서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형질 덩어리의 부드러운 마찰이 부러운 게다.

손으로 꾸욱 눌러도 느낌이 명쾌하지 않다.

공직자의 책상 위 자리 잡은 기름 진 기기와의 불쾌한 접촉을 떠올린다.

이성은 끝내 실체와 격차를 맞추어 내지 못한다.


그런 스태미나로 나선다.


출처가 있기는 할까.

따지는 일도 지쳐간다.

아무도 관심 없는 몸덩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나는 마침내 입을 뗀다.


우울한 상태라고요.


듣지 않던 리드미컬한 음악을 플레이한다.

몸은 그제야 안도를 내쉰다.

나는 여전히 들뛰는 이성을 토닥여 잠재운다.

세간이 미워하는 것들에 대해 끄적여 본다.

위로가 필요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흘끗 웃음소리가 넘치는 거리를 바라본다.

아무래도 영 위로받지 못할 몸을 위해 서너 곡을 더 견뎌내고는 잔뜩 부른 배를 달래기 위해 걷는다.

가벼운 발걸음이다.


나는 사유에 값을 매기듯 툭툭 떨어지는 것들을 떠올리다 속을 알 수 없는 비스킷통을 떠올린다.

이대로라면 툭 튀어나올 행운을 고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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