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방은 닦아도 습하다.
어쩌다 두드리는 타자기 위는 끈덕한 기름기가 잔뜩 끼었다.
눈은 침침하다.
좀처럼 기력이 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마치맞게 경계를 넘어서지 않는다.
허기가 진다.
나는 군살이 가득 낀 비계 덩어리를 끌어안은 채 허기를 달랜다.
이상하리만치 가벼워 자꾸만 오기를 부린다.
살아있는 정신은 뇌를 둘러싼 맥아리 없는 움직임을 분석하기 바쁘다.
이제와 적어내지만 나는 그것이 호기심과 같은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삶이란 그런 것이다.
나는 겨우 한숨을 돌리기라도 하듯 크게 기지개를 켠다.
이야기는 이제 분주해졌다.
여리고 단순한 서클 안에 놓여있다.
모든 것이 자유자재다.
우리는 목적을 잃었다.
제약 없는 구애는 폭력과 다름없었다.
나는 갖고 있던 쓸만한 무기를 잃은 기분이다.
"얼굴 가죽은 제발 거칠지 않은 것으로요.
음식을 삼키는 정도는 불편하지 않게
어깨가 무겁습니다.
아, 이 몸매가 나아지긴 하겠죠?"
나는 요즘 감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렇게 표현한다.
두뇌의 활동이 활발한 까닭이다.
하얀 눈발이 예고도 없이 떨어진다.
하늘을 뒤엎은 자욱한 안개가 가시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울적해진 몸을 간신히 가누다가는 고개를 절레 흔들고야 만다.
실재하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멀리 몇몇 여인들이 우산을 챙겨 걸음을 재촉한다.
나는 관찰하는 것을 멈춰 세우고는 감정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