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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위로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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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ter B May 31. 2024

위로







소비가 늘었다.

소득이 없는 지출은 죄악이다.

나는 배가 곯은지 오래다.

그러나 내가 나를 위로하지 않으면 누가 위로할 것인가.

발이 아프다.

걷는다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아프다.

사유 없는 고통이 지속되고 있지만 위로받지 못한 지 오래다.

희생에도 결국 한계가 온다.     

정상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군가의 긴 꿈을 유영하는 기분이다.


불편을 감내하는 이들은 투정이 없다.

불평은 흔적이 없다.

편의지향이란 무엇인가.

나아가지 않는다.


나는 필요 없는 물품을 이 달에만 몇 번이나 더 소비했는지 모른다.

어려운 일이다.

더 이상 이해하고 싶지 않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갈망.


상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고개 한 번 떨구는 일 없이 꼿꼿하다.

눈물에는 형체가 없다.

현대 사회의 생존한 쇼퍼(shopper)들이다.

시대란 무지(無知)하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작은 생각 하나를 심었지.


나는 누군가의 긴 꿈을 유영하는 기분이다.

나는 불변(不變)의 속성 앞에서 좌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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