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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위로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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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ter B May 31. 2024

fuck the world





딩- 동


안에 누구 계신가요?

도움이 필요합니다.



나는 보상이 필요하다.

나는 이런 상황에 대해 이미 여러 번 열거하여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좋아하는 말장난도 그만두었다.

그러고보니 원숙한 태도였다.

나는 사물을 지각하는 것으로 대다수의 나날을 보냈다.

나는 그러한 '제한'에 무척이나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였다.

조건이란 없었다.


똑바로 걷는다. 첫 번째 증상이었다.

요구된 변형이 이행되지 않는 자세란 예상 외로 인간의 두뇌에 많은 자극을 가한다.

나는 그러한 자극들에 의연했다.

나는 현재까지 지각의 기능만을 활용하고 있다.

나는 이것이 실제 생활에 얼마만큼의 도움이 되는지 가늠할 수 없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른다.

나는 누워있지 않고는 사고할 수 없었다.


입이 바싹 마르고 생기가 없다. 두 번째 증상이다.

이것은 이미 여러 차례 상황에 대해 긴밀히 보고한 바 있다.

설명했던 바와 같이 증명된 과학적 이론의 제한에 그 의의가 있다.

물을 마신다고 해소되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증상을 두고 창가 옆의 죽은 식물을 떠올리곤 했다.

크기가 작은 화분 위로 무수히 가는 줄기가 그 형체를 구분할 수 없도록 뒤엉켜 있다.

탄탄하고 매끈한 받침은 수로를 차단한다.

햇살을 듬뿍 머금은 잎은 메말랐다. 

그것은 비단 훼손된 신체로부터의 열망은 아니었다.

나는 고의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기이한 갈증이었다. 


대화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말하기의 한 유형이다. 

나는 수신인이 존재하지 않는 신호를 바라본다.

누구에게도 인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화자와 청자 사이의 유일한 상호 작용이라곤 실존하지 않는 것들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주로 받는 쪽이었다.

똑바로 걷는다.


- 뭐라도 입었나요?


하얀 바탕 위의 시계 바늘이 자유로이 활보한다.

나는 이러한 언어의 공시적 연구()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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