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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ter B May 31. 2024

잔을 고르는 일에 대하여







얼마 전 근처 대형 할인 매장에서 잔을 몇 개 구매했다.

1만 원을 조금 웃도는 가격에 4개 세트로 구성된 상품이다.

평소보다 사이즈가 작은 것으로 골랐다.

한 손에도 그립감이 넘치지 않는 것으로 말이다.

일용품이란 것을 감안하고도 안목에 견주어 나쁘지 않다. 어디에 두어도 어울린다.

무엇보다 '가격 대비'란 뻔한 문구가 필요치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런 상품을 만날 때면 운이란 단어도 사뭇 기대하게 된다.

무게도 적당하다.

유리에 불순물이 좀 섞인 것을 감안한다 치더라도 나쁘지 않다.

몇 모금 담기지 않는 잔의 미학에 대해 나는 말을 아낀다.

안달난 갈증을 해소하는 것에 이마만큼 적당한 것은 없다.

그것은 아주 우아한 혁명에 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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