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스히 내리쬐는 햇살을 마침내 맞이한다.
하던 일을 멈춰 세우고 거실 창 가득 드리운 잎사귀의 자취 아래 덩그러니 발을 담근다.
얼마만의 평화인가.
나는 틈을 열어 온전하지 않은 것들에 잠시 기대어 본다.
그러다 온전하지 않은 것들은 무엇인가.
희미해지는 것들을 부여 잡고는 가라앉지 않는 의구심을 탓하지 않는다.
침략당한 것은 나인가.
나는 도통 군살이 붙지 않는다.
잠식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이대로는 도래하지 않을 것 같은 평화를 상상한다.
걸음이 느려졌다.
마음은 어떻게 해도 가벼운데 몸은 왜이리 늘어지는지
스쳐 지나는 이들의 얼굴 하나 기억해내기 어렵다.
어두운 하늘 사이로 오락가락 움을 트는 햇살을 무시하는 일도 잦아졌다.
금새 하나의 생각이 더해지고는 사라진다.
흐트러지는 것은 육신이다.
어떻게 해도 분열된 정신이 아니다.
나는 배열을 맞춰 움직이는 규칙 안에서 걸음을 옮기는 것에 안간힘을 다하고는 비웃음을 산다.
온몸이 파르르 떨려 온다.
그것은 정녕 견뎌내기 어려운 낯간지러움이었을까.
복종한다.
고고하게.
기뻐할 수 있는 순간에 온전한 기쁨을 누리는 영광이 닿길 소망해 본다.
"어린데 당찬 선수에요, 000 선수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