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언제부터 함께 했는지 모른다.
그는 일을 함께 진행하는 것에 있어 언제나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양념을 더하지 않은 더운 맑은 장국에 막 삶아 건진 국수를 얹어 제공하는 일과 같다. 적어내고 나니 나와 그의 사이가 각별한 친분이라도 있는 듯 하지만 거론하자면 일면식도 없다고 볼 수 있다.
- 그는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부탁드립니다.
- 고려해보겠습니다.
그것은 의외였다.
그렇기에는 패를 일찍이 내보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흔한 전략을 내보일만큼 작은 거래처의 졸부라고 보기는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일정 명쾌하지 않은 처사라고 여겨졌다.
나는 일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 정도 이상의 어려운 조건을 요구받은 셈은 아니지만 이러한 근거로 흔쾌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
그것은 전적인 의존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그는 존재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조력자의 모습이었다.
나는 국수 한 그릇을 말아주는 것과 같은 만큼의 불쾌감을 자아내는 패라고 생각했다.
일면식이 없는 것 만큼의 득과 실이었다.
경영진은 서둘러 전문가들로 파견단을 꾸렸다.
나는 약속대로 손을 대지 않았다.
그랬다.
그것은 서포터의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