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가 나에게 말했다.
- 그대 세상을 지킬 것인가.
나는 침대에서 성급히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까맣게 어둠이 내려 앉은지 오래다.
이 밤에 논할 일인가.
그 전에 그들은 왜 나에게 나타난 것일까.
권력자들은 오래된 동무를 만난 듯 친숙하게 행동했다.
나는 그보다 말이 통하는 것이 즐거웠다.
어둠을 저미는 달빛에 의지해 실체없는 춤사위가 몇 번인가 반복되는 동안,
훌쩍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권력자에게 편승하는 것이 즐거웠던 걸까.
아니다.
나는 좀 더 냉정했어야 했다.
그들이 몹시 분개하기 전에.
누군가의 기분을 망치고 나면 그만큼 하루를 날려 버리는 것 같았다.
나는 꼼짝없이 자리를 지켰다.
나는 개인으로서 그러할 권리와 자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