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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들쥐 05화

LIBERTY

by Letter B






-환자분, 앉으세요.


환자는 두 장의 사진을 내밀었다.

몇 개의 골절된 손가락과 흉부가 붉게 물든 체열 사진이었다.

근래들어 잦아진 증상이다.

솔직하게 이러한 일에 무척이나 피로를 느끼고 있다.


-골절이 있군요. 착용하는 장신구가 있나요?


나는 환자의 텅 빈 손을 눈으로 훑었다.

환자는 아무 말 없이 턱 끝으로 사진을 가리켰다.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나는 난감했다.

골절과 같은 외상의 경우 보통은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는다.


-손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 이 방 안에서 말입니다.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았군요.

-좋습니다. 어떻게 아픈가요?


환자는 질문에 놀란 듯 잠시 머뭇거렸다.


-일단 진료에 진척이 있는 것 같진 않군요, 선생님.

-음.. 그러나 통증이 심해지는 군요.


-좋습니다.


나는 책상 앞으로 의자를 바싹 끌어 당겼다.

고통은 정직한 것이어야 했다.

환자는 경미한 고통이 이는 듯 눈살을 지푸렸다.

나는 환자에게 두 어번의 농을 보탠 뒤 처방을 마쳤다.


-환자분, 저는 진료를 하면서 얻은 우울증과 불면증을 해결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하루에 20분 이상의 운동과 비타민 제를 꼭 복용합니다. 약 10만 원의 비용이 소모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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