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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들쥐 06화

유행가

by Letter B





살갗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그리워 늦은 밤 덜컥 문을 나선 적이 있다.

아아 -

검고 무거운 형질은 떨어져 나갈 줄을 모른다.

숨이 가쁘다.

한 숨 크게 들이켜 폐 속 깊이 차가운 공기를 욱여 넣고 싶다.

나는 아집과 결핍으로 가득한 겨울을 맞이한다.


신촌은 낭만을 잃은지 오래다.

무푼으로 교통 소음 가득한 거리에서 오지은의 오늘 하늘에 별이 참 많다를 듣는 이는 더이상 찾기 어렵다.

저기 아까 숨죽인 생각들이 뱅글뱅글 돈다.

검은 점퍼의 행인이다.

철지난 유행가를 떠올렸다.

한 소절도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거리에서 사람들은 왜 그리도 뱅글뱅글 도는 걸까.

하루 종일 이어지는 비난 속 맑간 얼굴들을 들여다 본다.

21세기 소년들의 입은 20세기 언어로 분주하다.

나는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20년 전 습관을 교육받는다.


세련이다.

그것이라고 했다.

탐한 것은 그것 뿐이라고 했다.


거리 위로 세련된 청년들이 활보한다.

미디어를 횡보하는 서정성이 시린 거리 위로 가 닿지 않는데

아무튼 나는 연일 데이터를 활보해야 했다.

아무 곳이나 주저앉고 싶다.

히터가 따뜻하게 틀어진 곳이라면 어디라도 그대로 잠들고 싶다.

아아 -

검고 무거운 형질은 떨어져 나갈 줄을 모른다.


이런 청춘이란 이런 청춘대로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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