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을 팠습니다.
이 정도면 안전할 것 같군요.
수 일째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있다.
나는 곧은 자세로 침대에 누운 채 전신에 고루 힘을 쥐고는 선고를 기다리듯 두 눈을 감는다.
입술 사이로 욕망이 꿈틀거리며 비집고 새어 나온다.
부러진 것은 아킬레스 건인가?
아니다. 쥐새끼다. 비복근 축 눌어붙은 살가죽 위로 기어가는 것은 경련이 아니라 쥐새끼다.
감은 두 눈 위로 또아리를 튼 채 존재감을 알리듯 꿈벅 거린다.
나는 존재를 말한다.
그녀가 안심한 듯 말했다.
정답과 오답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사이 환희의 한 순간이 지나간다.
나는 왜 상황 속으로 뛰어들지 못했던 걸까.
예를 들어, 나는 거기,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세 열이 떨어진 곳에 마음에 드는 애인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렇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팔이 부러진 듯 아프다.
머리를 쥐어짜는 고통도 사라지겠지?
나는 가는 숨을 고르다가는 손에 쥔 가장 형편없는 답을 중얼거린다.
곤욕이었다.
한 데로 엮인 정체가 그랬다.
나는 그녀가 파놓은 함정을 걷고 있다.
더 이상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못하게 된 기분이다.
* 프랑수아즈 사강<해독 일기>에서 일부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