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증이 난 걸까.

by Letter B





오늘은 아무래도 팥빙수를 먹어야겠다.

화면을 가득 채운 정보가 눈에 들어서지 않은지 오래다.

오늘의 계획은 뭐였지?

나는 볕이 좋으니 하던 일을 덮어 두고 책상에서 벌떡 일어선다.

가만, 오늘의 균열은 뭐가 있지?


균열은 미행과 같다.

나는 주변을 배회하는 낯선 얼굴들을 훔친다.

아아, 균열이다.

균열이 시작됐다.


경계를 삼키듯 테이블 위로 석양이 물든다.

나는 전면이 트인 안이 훤하게 비추는 카페에 자리 잡았다.

그것은 흡사 어둠을 베어 문 거센 파도다.

큰 곡선을 그리는 거센 파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난 밤을 상기케 했다.

멈춰 선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글 하나를 쓰는 것이 어렵다.


나는 어디 즈음에 서있는 걸까.


밖은 어느 사이 어둠을 가리킨다.

어둠이 집어삼킨 것은 무엇인가.

아, 싫증이 난다.

그것은 참으로 싫증이 나는 것이었다.

오래된 일이다.

시동이 꺼진 차를 끌고 8차선 도로 위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은.


나는 이제 막 깨어난 것처럼

입 안 가득 정어리의 짠맛을 물고서

참 훌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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