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소중한 날

겨울, 그리고 고백

by 소담


Happy birthday.

사실 고백이랄 것까지는 아니지만,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딸에게 분홍 장미 한 다발을 받고 눈물 흘린 날이기도 하다.


노래 가사에는 겨울에 태어난 당신이 아름답다고 말하던데, 그 말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내가 태어난 계절은 충분히 아름답다. 흰 눈이 세상을 눈부시게 만들고, 차가운 기온 속에서 사람들의 온기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계절. 나는 그런 계절의 한가운데에서 태어났다.


오늘 우리는 소고기를 먹는다.

우리 집에는 작은 전통이 있다. 가족의 생일에는 소고기집이나 아웃백에 간다. 이 문화를 만든 건 아이들이 자라 각자의 지역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함께 시간을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워졌고, 그래서 우리는 결론을 냈다.


“생일에는 소고기 먹으러 가자.”


단순하지만 큰 결심을 담았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다. 가족 넷만 모이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이 함께하면 식탁은 조금 더 넓어지고 대화는 훨씬 풍성해진다. 서로의 일상을 듣고, 인사를 건네고,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인연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관계의 바운더리를 조금씩 넓혀 간다.


어쩌면 우리는 기념일을 핑계 삼아 관계를 붙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문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아이들은 더 멀리 갈 수도 있고, 각자의 삶은 더 바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함께 모여 웃었던 시간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감사하다. 고기가 익어가는 냄새와 웃음이 섞이던 그 장면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나는 생일 축하를 받는다.

하지만 진짜 고백은 이것이다.


나는 축하받는 사람이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소중한 사람들의 친구들까지 만날 수 있는 오늘이어서 더 기쁘다.


겨울은 차갑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더 따뜻해진다.

어쩌면 내가 겨울에 태어난 이유는,

이 온기를 더 오래 품으라는 뜻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