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출근, 그리고 첫날의 커피 향
“안녕하세요~ 카페 사장입니다 :)
혹시 이번 주부터 출근 가능하실까요?”
전화가 왔을 때, 나는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핸드폰 화면에 뜬 낯익은 번호에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전날 밤, 혼자서 수없이 대답을 연습했던 그 한마디.
“네, 가능합니다!”
그 짧은 통화로 나의 새로운 아르바이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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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첫날.
오늘은 회사가 아닌, 카페로 가는 길.
정장 대신 편한 옷차림, 칸막이 대신 햇살이 비치는 공간.
어쩌면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조금은 자유롭고, 조금은 설레는.
카페 문을 열자 반갑게 인사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셨어요~ 오늘부터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한 사람.
이 카페에서 일하다가 그만두는 전임자 언니였다.
“안녕하세요ㅎㅎ 잘 부탁드려요~”
인수인계는 빠르게 시작됐다.
머릿속으론 다 이해한 것 같은데, 막상 손이 따라주질 않았다.
“주문은 여기서 받고, 아이스는 얼음 이만큼. 아, 샷 추가는 이쪽 버튼 누르면 돼요.”
“네… 잠시만요, 다시 한번만요…”
허둥대는 내 모습에 언니가 웃었다.
“처음엔 다 그래요.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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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방 익숙해지기엔, 현실은 꽤 분주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손님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12시가 되자 문이 열릴 때마다 직장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메리카노 두 잔이요.”
“카페라떼 하나랑 샌드위치요.”
“여기 주문이요~!”
컵에 이름을 적을 틈도 없이 주문이 밀려들었고, 내 손은 점점 커피와 얼음, 포스기를 오가며 바빠졌다.
머릿속은 이미 멘붕 직전이었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음료를 건네는 그 짧은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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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앞 카페.
그 작은 공간이, 내 일상에 작은 균열을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