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앞 카페

10. 자몽청과의 전쟁

by 소담

우리 카페에서 커피 다음으로 잘 팔리는 건 티 종류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건 과일청으로 만든 따뜻한 티들.
유자, 레몬, 자몽… 특히 자몽티는 부드럽고 상큼한 맛 덕분에 단골이 많다.


그날도 어김없이 자몽티 주문이 들어왔다.
메뉴 자체는 간단하다.
청을 정해진 양만큼 컵에 덜고 뜨거운 물만 부어주면 끝!
문제는, 뚜껑 열기다…

청이 새 거일 경우 그 뚜껑은 거의 금고 수준의 보안력을 자랑한다.
난 창고에서 자몽청 새 통을 꺼내와 비닐을 뜯고 힘껏 뚜껑을 돌렸다.
휴… 안 열린다.

결국 도움을 요청했다.

“사장님… 이거 좀 열어주세요…”


사장님이 쓱 다가오셔서 “이거? 내가 해줄게~” 하시며 도전!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툭! 쿵! 쨍그랑!!


청이 바닥에 떨어지며 그대로 깨져버렸다.
반짝이는 자몽빛 액체가 바닥을 휘감고 퍼져나가고, 카페 안은 잠시 멍…

사장님은 당황한 나를 비켜 세우고
“너 다칠 수 있으니까 가만히 있어!” 하시며 청소 도구를 들고 출동.

바닥이 끈적거리지 않게 구석구석 닦아내셨다.

나는 그 틈에 또 다른 자몽청을 꺼내와 조심조심 뚜껑을 열고 음료를 만들었다.


음료 하나 만드는 데 이렇게 우당탕탕한 날도 있다.
새 자몽청은 깨졌지만 손님은 맛있게 드셨고 우리는 둘 다 살아남았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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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사고는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웃기고 소란스럽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하루.
그래도 내일은 별 탈 없이 지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