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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Jan 25. 2023

우울증에 걸리기 더 쉬운, 착한 척하는 사람

우울감을 야기시키는 팀 내 또다른 빌런이 있다.

물론 앞의 후배와는 달리 이 후배는 평판이 좋지 않기로 유명하다.

평소에 자기 일도 남한테 미루고 땡땡이만 치는 애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매일 봐야만 하는 동료이기에, 싫어한다라는 감정이 떠오르면서부터는 한 공간에 머무는 게 어색했다.


이 후배의 결혼식에도 가지 않았다.

마음이 쓰였지만 어쨌든 가지 않기로 한 것이었는데, 이마저도 또 마음이 쓰였다.

착한 척하는 나는 그게 잘 되지 않아 미안해하면서도 축하해주고 일은 또 일같이 하는 머저리가 되기는 싫었다.


역시나 그 마저도 또 대무는 내가 해야하기 때문이다.

막말로 그 애가 내 경조사 때 올까? 아니, 오지 않아도 이제 상관없어졌다.


왜 나만 대무를 해야하냐고?

이들을 승진시키기 위해 내 프로젝트를 떼어줬기 때문에 이들의 업무 플로우를 이해하는 사람은 나머지 4명의 동료 중 나밖에 없으니까. 나 역시 이 점 때문에 대무를 내가 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묘하게 심술이 났다. 2명의 후배와 인간적인 유대가 없어서겠지?

직책자에게 말하면 되지 않냐고?

그들은 너가 선배니까 조금만 더 해라- 뿐이였고, 어차피 내가 하는 것 알지만 나 역시 힘들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해서 말했다.

그저 아무렇지 않게 직책자들 역시, 내가 그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제일 싫었다.


결국 2명 분의 일은 2주일 동안 오롯이 나의 몫이 되어버렸다.

각자의 인생에 크고 작은 일을 어찌 모든 사람을 배려하면서 결정할 수 있겠느냐만은 나와 이들의 관계는 좋아질래야 좋아질 수 없는 관계라는 것만을 또 다시 느꼈다. 안 맞는 관계는 안맞는대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한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뭐 어쩌겠어-

착하지만 호구 잡히는 사람은 되지 말자,

애매하게 착해도 괜찮아, 다만 내 마음이 편한게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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