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말고 평생 직업인이 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대망의 마지막 연재 날이 왔다.
평범한 직장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좋아해 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가 많기도 하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을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어떤 사람은 '문과라서 글쓰기가 쉬운 거 아닌가?' 혹은 '긴 글을 쓸 수 있는 재주가 있어서 좋겠다'라고 말하지만, 처음부터 글을 잘 쓰지 않았다.
오죽하면 대입 논술전형을 준비해 보려는데, 논술 선생님이 너는 안된다면서 수강등록을 거부하셨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기까지는 8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아, 입사지원서 (=자소설) 때부터라면 9년 정도 됐겠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날의 기분들을 간단히 일기장 혹 은 블로그에 정리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글 쓰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잘 쓰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 기분을 날려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집중했을 뿐이다. 내 상황을 100% 모르는 사람들에게 털어놓는다 한들, 그때뿐이었기 때문이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라, 하나의 역량이 일정 수준까지 오르는 데는 10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전문가가 되려면 밀도 있게 시간을 써야겠지만 적당히(?) 나 같은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대략 10년이면 되는 것 같다. 매일 하지는 않되, 주에 1-2번 정도는 하는 수준이면 충분한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정년까지 약 3개의 무기를 더 만들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만의 무기를 만들기 위해 출근한다.
직장 생활에서 월급 받고 있을 때 해야 하는 것-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대기업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커 리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계신 "김호" 대표님의 영상이다.
이 책의 부제도 이 영상을 참고해서 지었다. 영상에서 대표님은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기 위해 직장에 다닐 때, 작은 실험을 많이 해보라고 조언한다. 나 또한 당장의 업무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잡무일 때도 있었고, 내 일도 아닌데 왜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리고 이렇게나 쳇바퀴 도는 직장생활을 어떻게 30년 더 해야지? 하는 생각에 싫증을 느낄 때, 직업인이 되기 위한 실험을 하는 중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실험해 보자. 그 안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걸 찾아보자.
좋아하는 데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취미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잘하는 영역의 역량을 날카롭게 다듬어보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직장생활이다. 수십 년 동안 내 장점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무기조차 개발하지 못한다는 건 슬픈 일이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분명 돈이 될만한 거리가 있다. 그걸 발견하냐 발견하지 못하냐의 차이일 뿐이다.
결국 직장인이라면.
직장인 말고 평생 직업인이 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