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단 Jan 28. 2024

캐나다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직접 겪어보니...


아이가 2살 정도 되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추운 날 갈 곳은 없고, 집에만 있자니 너무 답답해서 유모차를 끌고 걸어서 근처 마트를 갔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에 차들도 많이 없고 다니는 차들도 별로 없었습니다.


바람에 차게 불던 날이라 제가 별 생각 없이 주차장 중간에서 아이에게 담요를 연신 덮어주고 있었어요. 여기 저기 꼭꼭 막느라고 시간이 제법 흐르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때 뒤에서 클락션 소리가 약하게 살짝 울렸어요. 차가 뒤에 있는지도 몰랐던 저는 깜짝 놀라 그제서야 주차장 한가운데에 제가 길을 막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캐나다 기본 문화상 분명 그 차도 한참을 기다리다가 알려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유모차를 끌고 옆으로 비켰지요.


그런데 당황스러운? 일이 그때 일어났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맞은편의 차가 오더니 창문을 열고 "너는 애도 없냐??" 이러면서 클락션을 울린 차에게 화를 내는 거에요... 그랬더니 그 상대방도 그 말에 화가나서 두 사람이 언쟁을 벌이더라고요.


아니 고맙기는 한데.. 굳이 그렇게까지... 난 괜찮았는데.. 뭔가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이 섞여서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 캐나다에 가서 놀란 점은, 차도에서 사람이 건널 때 무조건 사람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길을 건널 제스처를 하고 있으면 횡단보도 아니라도 버스까지 웃으면서 기다려 주는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좁은 동네 길의 경우입니다.)


캐나다에서 홀로 육아가 힘들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자리 잡힌 아이들에 대한 안전과 배려에 대한 인식이 그 힘듦에 소소한 위로가 되더라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캐나다가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입니다.



또 다른 일화는 한 모녀의 대화입니다.


제가 초반에 이쪽 문화를 잘 모를 때 우연히 엄마와 딸의 대화를 듣게 되었어요.



어떤 모임에서 십대 딸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었고, 엄마가 딸을 부르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딸이 필요해서 부르자 딸이 엄마 얼굴을 바라보며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엄마, 나 지금 얘기하고 있쟎아요."


엄마의 말은 더 놀라웠습니다.


"아, 미안해. 그럼 얘기 다 끝나고 알려줘."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충격에 아직도 그 장면이 머릿속이 선명하네요.


한국에서도 그렇지 않은 부모님도 계시겠지만 이와 같은 모녀의 대화가 오가는 경우는 잘 없지 않을까요?


( 저희 집은 안그랬습니다. ㅎㅎ )


캐나다 사람들은 때로는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허용한다고, 오히려 아시아의 어른을 존중하는 문화를 높이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 합당한 존중을 나타내야 하는 만큼 아이들의 의견도 소중히 여겨지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존중받아 본 경험을 한 아이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존중과 배려를 잘 나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른들과의 대화에서도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봐주고 자유롭게 아이들도 자신의 의견을 내고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저는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고 좋게 보이더라고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