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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단 May 31. 2024

캐나다에서 겪은 뺑소니 사고

캐나다 살기 좋다더니..#2

곧 주말이 코앞인데 모두들 힘내고 계신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은 봄을 건너띄고 여름이 오려나 하더니 오늘은 또 바람이 쌩쌩 불면서 으슬으슬 추운 쌀쌀한 가을밤과 같은 저녁입니다.


오늘은 이전에 못다한 캐나다에서 한 유쾌하지 않은 경험들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저번에 사기당할 뻔 한 경험은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이고요(거의 한달전) 그 일을 계기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캐나다에서 9년 넘게 살면서 손에 꼽을 만한 남은 기억들이 몇 가지 있더라고요. 


저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또 다른 분들께는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몇가지 적어볼께요.


첫번째는 


캐나다에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문 앞에 세워 둔 차 안에 물건을 털어간 일이었습니다. (문을 안잠궜다는 반전) 제 생각에는 어린 아이들 좀도둑 인 것 같은데 차문을 따지는 않았을 것 같고 문을 잠그는 것을 깜빡한 날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이 그 다음날이 휴일이라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려고 한껏 들떠서 차에 탔는데 어수선한 차안, 없어진 잔돈들.. 그리고 결혼 기념일에 큰맘먹고 사준 남편의 선글라스의 부재, 네비게이션도 없어져 너무 황당한 기억이 나네요.


물건들 잃어버린건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뭔가 도둑질을 당한 대상이 되었다는 그 씁쓸함의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역시 정말 황당했는데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육아에 지친? 남편을 오랜만에 좋아하는 농구라도 하고 오라고 했던 날이었습니다. 근처 학교 운동장에 가서 주차를 하고 공을 던지고 있는데 한 무리의 아이들이 오더랍니다. 그리고는 옆에서 공을 던지며 같이 놀길레 그냥 같이 공을 던지고 놀았는데.. 


차에 돌아와보니 글로브박스에 넣어둔 지갑과 차에 동전들이 없어진 것이 아니겠어요.


사실 그것을 알게 된 것도 저녁이 되어서 핸드폰으로 누군가 남편의 크레딧 카드 결제하는 알람이 뜨고 난 뒤였습니다.


네, 남편이 오랜만에 공 던질 생각에 열린 마음처럼 차문도 열어 두었던 것이지요. 성격 좋은 남편도(그래서 차 문 잠그는 것을 잘 신경안쓰는?) 이번에는 절도 플러스 작정한 사기?까지 당한 기분이라 많이 속상해 하더군요. 자신의 옆에 공을 던지던 아이들이 실은 남편의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계획적으로 했던 행동들이었던 것이죠.


어쨌든 모든 카드를 정지시키고 손해를 본 것은 없었지만 한국 신분증까지 들어있던 형에게 선물받았던 소중한 지갑을 잃어버려 남편이 많이도 속상한 사건이었습니다.



세번째는 


에드먼튼에 이사를 오고 나서 저에게 있었던 일인데요. 이케아 주차장에서 차키를 트렁크에 넣고 문을 닫아버린 것입니다.(여기 정신 없는 사람 한명 더 추가요ㅎㅎ)


스페어 키가 없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차문을 열어주는 업체를 알아보고 전화를 했는데요 혹시나 사기를 당할까봐(그런 사례가 많아서) 여러번 물어보고 가격도 60불이라는 것을 듣고 사람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르는 것이 값이 될 수 있으니 여러 업체에 연락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도착한 그 사람은 문을 아주 금방 열어주더군요.(차 절도범 되는 건 쉽겠다는 생각이..) 고마운 마음에 얼른 카드 결제를 했는데 뭐 아이패드 같은것으로 하면서 결제 금액을 보여주지 않더군요. 설마 다르게 입력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무심코 넘어갔는데 나중에 보니까 60불이 아니라 160불로 결제를 했더라고요ㅎㅎ(핸드폰 알람이 연계가 안되있는 카드를 또 결제함...)


어린 아기를 데리고 고생하고 있는 엄마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했을까 하는 분노가.. 이후에 업체에도 여러번 전화하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은행에도 이야기했지만 제가 결제를 허가한 것이기에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네번째는


저희 집 지붕 수리로 집 옆에 방문자 차량 주차하는 곳에 잠깐 주차를 해두었어요. 아침시간이었는데 누가 이른 아침 술이 덜 깼던건지 차 뒤를 아주 박살을 내놓고 도망갔더라고요.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이전에 살던 런던에서는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저희 차를 긁은 사람이 메모를 남겨두고 가서 그 사람과 잘 이야기 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처음 차가 부서진 모습을 보았을 때의 그 황당함이란... 다행히 이웃에서 누군가 목격자가 있었지만 또 그 사람을 잡지는 못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으로 차량 파손 수리를 했지만(저희 과실이 아니니 보험비는 올라가지 않았어요) 저희가 기본적으로 지불해야하는 비용 500불(50만원)을 내야 했습니다.그 사람 잡으면 안내는 되는 비용이었는데 끝내 잡지는 못했어요.


뒷범퍼와 트렁크까지 모두 갈아야해서 보험 처리로 했지만 수리비는 거의 8000불(800만원)이 들었어요. 파손 정도가 짐작이 가시나요. 이웃들 말로는 아마 그 사람이 마약을 하거나 술을 마신게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하더군요. 정상적으로는 사고가 날 수 없는 곳이었거든요.


이 곳은 한국처럼 단지 내의 카메라나,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있는 차량도 많이 없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는 저번에 언급한 중고거래 페이스북 사기 사건입니다


캐나다에는 생각보다 차에서 뭐를 털어가려는 좀도둑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는 지인도 마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두었는데 유리창을 깨고 안에 아이패드를 훔쳐서 갔다는 사람도 있었고, 공구를 훔쳐가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차에 고가의 기기나 지갑, 가방같은것은 보이는 곳에 두지 않고 꼭 트렁크에 두거나 안보이도록 해두는 것이 좋답니다. 




십대 이십대때는 자기 전에 누우면 설레는 기억, 기대되는 밤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왜 자려고 누우면 힘들었던 기억, 후회가 되는 기억들이 자꾸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를까요. 


이런 일을 겪고 나면 나중에 막상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손해를 본 물질보다 자책하는 자신이었습니다.

잘못한 행동은 사실 다른 사람이 했는데 '내가 문을 잘 잠궜었다면.. 차를 거기 대지 않았더라면.. 한번 더 잘 확인을 했더라면.. 푼돈 벌려고 물건 올리지 말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 하면서요.(그 말도 맞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본적인 신뢰가 있을거라 믿는 것이 경솔함이 되어버리고,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야 하는 것...


인생이 즐겁다던 어린 친구들에게 어른들이 코웃음과 함께 "좀 더 살아봐" 라고 하셨던 의미가 이런 것일까요.


그런데 그러고 보니 이런 말씀들도 하시죠.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이런 기억들도 다 쏟아내고 나면, 내일이 설레는 밤, 기대되는 밤이 다시 찾아올까요..?


남은 한 주 좋은 주말, 좋은 밤 보내시고 다음주에 뵐게요. 


*영상으로 제작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NB3XyliHY4&t=17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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