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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단 Jul 13. 2024

'떠나는 자'보다 '버티는 자'가 되려는 이유

떠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버티고자 하는데에는 어쩌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떠나고자 할 때에는 나 자신을 위함이었지만 버티고자 할 때에는 나와 소중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에 그런것도 같습니다. 


뉴질랜드로, 중국으로, 호주로 캐나다로의 떠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때로는 인생의 목표를 정해 둔 것을 이루고자 하는 도전이기도 하였고,

때로는 나를 매여두는 환경, 직장, 가족, 사람 관계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를 붙잡아 둔다고 생각했던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 버티는 것에 사실은 더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버티는 것에는 나 자신만이 아닌 나 주변의 것들과 사람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기에 화려하게? 떠나는 삶보다 어쩌면 더 빛나는 가치있는 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관계에 있어서 안정적이지 못했던 저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소중한 아들을 만나 버티는 것의 가치를 알게 된 듯 합니다.


결혼생활에서 부족한 나의 모습, 육아, 엄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던 날들, 힘든 이민 생활에서 떠나기보다는 그 시간을 버티고 견디어 보았더니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관계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버티는 일은 하찮아 보입니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매일 고민하고 준비하는 한끼, 화장실을 청소하는 일, 바닥에 버리카락을 줍는 일, 아이의 의견을 수긍하고 존중해 주는 일, 고맙다는 말이나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일은 꼭 해도 되지 않는 사소한 일들로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실은 매 끼니를 준비하는 그 손이, 주워올리는 머리카락 한올 한올이, 아이가 자신의 마음이 수긍되었다고 느껴지는 마을을 가지도록 하는 한마디 말이 어쩌면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어떤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는 삶, 그것이 결국에는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아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버티고 있는 것은 캐나다의 추위로 인한 건강상의 어려움과 외로움입니다. 이전같으면 벌써 혼자서 계획을 세워서 비행기표를 끊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버티면서 얻는 가치있는 것들이 분명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오늘 하루도 용기를 내보려고 합니다.


소중한 것들을 위해 오늘 하루도 버티고 계신 모든 분들을 응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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