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by 소똥구리

식목일 행사로 청사의 녹지를 정리하였다. 해마다 나무를 심다 보니 이제는 나무 한 그루 더 심을 공간이 없다. 잡초를 뽑고 퇴비 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우리 과는 청사 뒤편의 정리를 맡았다. 풀을 뽑고 낙엽을 치우다 보니 작년에 심은 어린 나무가 밑동이 꺾여 쓰러져 있었다. 죽은 줄 알고 뽑아 버리려 했는데 꺾여 하얀 속질이 보임에도 연초록 새잎을 틔우고 있었다. 정현 씨와 함께 나무를 세우고 주변의 나뭇가지를 모아 받침대를 세워주고 흙을 돋아 부러진 곳까지 덮어주었다. 그리고는 잊었다.


한 달쯤 지난 어느 날 문득 창밖으로 그 나무가 보였다. 그 나무는 살아있었고 새로운 가지와 새로운 잎들을 펼쳐내고 있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일었다. (15.5.1, 23.8.22)


20150429_092610.jpg 군산지청, 15.4.29©soddongguri





ps. 게을러서.. 이 사진을 찾아봐야지 했는데 이제야 찾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지 근 십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군산에 가면 이 나무가 여전히 살아 있는지 찾아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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