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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ug 28. 2020

출산하면 다 좋을 줄 알았다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스물다섯 번째

  딸을 출산하러 온 둘째 날이 되었다.

임신 40주 하고도 이틀 만에 유도분만으로 우리 딸을 만났다.


  딸이 태어난 순간 나는 눈물이 막 나면서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될 줄 알았는데 전혀 눈물이 안 나고 우리 아기를 안고 신기해서 태명만 불렀다. "둥이야, 엄마야."라고 말이다.(쌍둥이가 아니고 귀염둥이의 둥이)


  옆에 있던 남편은 눈물이 글썽거리면서 수고했고 고생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무튼 남편과 내가 아기를 보고 있는 사이 의사 선생님은 마지막 후처리를 해주고 계셨다. 아픔이나 통증은 전혀 못 느끼겠는데 선생님은 내가 힘을 무리하게 주면서 아기가 나와 상처가 크다고 하셨다. 조금 고생을 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셨다.


  그렇게 우리 딸은 3.3킬로로 건강하고 튼튼하게 태어났다. 딸이 태어나고 나는 일반실로 옮겨 물도 먹고 식사를 했는데 그때 먹었던 물이 얼마나 맛있고 달던지. 유도 분만할 때는 물을 못 먹게 하는데 물을 먹으면 긴장이 풀리면서 힘주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진짜 물을 먹고 싶으면 가재 수건 등에 물을 적셔 입술에 대주는 정도만 해주었다.


  그렇게 물도 잘 먹지 못했던 내가 아이러니하게도 소변이 안 나와서 입원 3일 동안 고생을 했다.


  출산할 때 갑자기 힘을 너무 많이 주면서 방광에 무리가 돼서 그렇단다. 퇴원 전까지 소변줄을 꽂고 생활을 했는데 너무나 불편하고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퇴원하기 딱 30분 전 3일 만에 소변이 나와서 소변줄을 빼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출산한 산모들 중 소변줄을 꽂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쿨럭. 하지만 그때 일반실에서 자연 분만하고 마음껏 돌아다닌 사람도 나밖에 없었다는 사실. 괜히 자랑스러웠다. 흐흐. 역시 자연분만은 회복 속도도 빠르고 여러모로 확실히 좋다.


  하지만 그 자랑스러움과 기쁨도 잠시, 앉을 때마다 아래쪽이 너무 불편하고 아팠다. 회음부도 아프지만 임신 중 생긴 변비로 치질이 엄청 심해진 이유였다. 그리고 훗배앓이와 가슴통증까지.


  나는 출산하면 마냥 다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부터 진짜 출산 후 의 시작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출산 후 퇴원하던 날 인상파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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