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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Sep 16. 2020

이력서 내고 떨어진 곳에 전화했다

이런저런 이야기 35

  3,4주 전 집 근처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를 뽑는다는 구인 글을 보고 이력서를 이메일로 보냈다.


  두 아이의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이 된 내가 이력서를 내 본 것은 정말 13년 만의 일이다. 온갖 정성을 다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허증 사본들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서 마지막 이메일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데도 왜 이리 떨리던지. 기분 좋게 두근거리는 떨림이었다.


  이력서를 보내고 연락 오기를 기다렸

는데 면접일로 표기된 날 전날까지 나에게는 아무 연락이 오지 않았다.


  서류에서부터 탈락이라니. 솔직히 사회

복지사 경력이 없어 입사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지만 그래도 면접은 보러 오라고 할 줄 알았는데 역시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 워크넷을 보며 다시 구인할 곳을 찾아보고 있는데 내가 지원했던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다시 사회복지사 구인 글이 또 올라온 것이었다.


  바로 종합사회복지관 사이트로 들어가 보았다. 공지사항에 구인 글이 다시 올라와 있었는데 적합한 사람을 뽑지 못해서 다시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나는 종합사회복지관에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이렇게 이력서 내고 떨어진 곳에 전화를 해본 적한 번도 없었다.


  렇지만 한 달 전 사회복지 실무행정과정 교육을 받을 때 강사님이 지원후 떨어지면 이렇게 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전화를 해 보면 다시 구인하게 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담당자마다 틀리긴 하지만 서류에서 왜 떨어졌는지 뭐가 부족하고 잘못되었는지를 들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나는 조금 긴장이 되었지만 전화를 걸어 구인 담당자분을 연결시켜 달라고 한 후 정중하게 물어보았다. 다시 지원을 해도 되는지, 혹시 나이가 많으면 지원이 어려운지, 내가 왜 서류에서 떨어졌는지 혹시 알려 주실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담당자분은 여자분이셨는데 4,50대 목소리셨다. 잠깐 당황하시는 듯하셨는데

(이런 전화를 거는 사람이 별로 없을 테니까) 다시 지원을 하는 것은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며 나이에 대해서는 얼버무리셨고 내가 왜 서류에서 떨어졌는지는 서류심사 때 점수를 매기는데 점수를 써놓은 것은 없어서 알려줄 수가 없다고 하셨다.


  전화를 끊고 나니 그래도 속이 시원했고 미련 같은 것도 남지 않았고 이곳은 내가 나이가 많아서 떨어뜨린 것 같다는 생각이 크게 들어 바로 포기를 했다. 그리고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이런 전화도 당당하게  내가 나름 기특해서 나 자신에게 잘했다고 속으로 칭찬해주었다. 흐흐.


  나이가 드니 점점 뻔뻔해지나 보다. 흐흐. 아니 사회복지 실무행정 과정을 교육받으

면서 나름 자신감, 자존감이 조금이라도 생겨서 그런지 이런 전화도 해보고 정말 장족의 발전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자신감, 자존감이 그나마 있을 때 빨리 취업을 해야겠다. 나를 필요로 하고 나에게도 잘 맞는 좋은 자리가 반드시 있을 거라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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