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항상샬롬 Oct 07. 2020

전치태반으로 대학병원에 다시 입원

마흔 넘어 다시 시작된 육아 6

  대학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여러 가지 검사들을 두세 시간 동안 다 받고 누워만 지냈다. 밥 먹을 때와 화장실 갈 때 빼고는 절대 안정으로 링거를 맞고 누워만 있어야 한단다.


  그리고 누울 때도 다리 쪽을 조금 높게 해서 쿠션을 다리 아래 받쳐주고 누워있으면 좋다고 해서 그렇게 지냈는데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아팠다.


  간호사님은 수첩과 펜, 소변통과 컵을 갖다주더니 매일매일 해야 하는 미션을 주었다. 하루 동안 화장실에 몇 번을 가서 어느 정도의 소변을 봤는지의 소변량, 대변의 횟수, 무얼 먹었는지를 세세하게 수첩에 적으라고 했다. 간호사분이 오실 때마다 계속 보고를 했는나중에는 정말 너무너무 하기가 싫을 정도였다.


  대학병원의 환자식은 또 어찌나 맛이 없던지. 산부인과에서 먹었던 맛있는 환자식이 너무나 그리웠다. 임산부라 그렇잖아도 음식에 예민하니 맛있고 좋은 것만 먹어야 할 때인데 그러질 못하니까 무척 아쉬웠지만 투정 부릴 때가 아니었다. 기적같이 우리에게 온 둘째를 위해이 정도는 참아낼 수 있었다.


  대학병원에서 입원 첫날밤을 보내는데 8인실인 방에 낮에는 계셨던 환자분 두 분이 퇴원하시고 나 혼자만 그 넓은 방에 있게 되었는데 왜 이리 무섭고 잠도 안 오던지.


  남편은 그 당시 귀농해서 딸기농장일로 무척 바쁘고 피곤했다. 시부모님이 오셔서 집안일과 딸을 봐주시긴 하지만 잠잘 때는 그래도 내 옆보다 딸 옆에 아빠가 있어야 했다. 나 혼자 잘 수 있다고 씩씩하게 얘기했지만 그게 엄청 후회가 되는 밤이었다.


  거의 뜬눈으로 첫날밤을 보내고 다행히 입원 후 이틀째부터 출혈은 완벽하게 멈추었다.


  입원한 지 5일째 되던 날 초음파실로 향했다. 태반이 다시 잘 올라왔는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입원을 더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다음 편에 계속.

  

대학병원 환자식ㅡ진짜 맛있어 보여서 좋아했는데 밥은 딱딱하고 비빔밥 재료는 너무 짜서 임산부였던 나는 너무나 슬펐다는.


전편 이야기

https://brunch.co.kr/@sodotel/196


이전 05화 임신 16주에 입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