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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Oct 22. 2020

임신 중 두 번째 입원 시작

마흔 넘어 다시 시작된 육아 8

  전치태반으로 일주일을 입원 후 좋아졌다가 21주에 자궁경부가 짧아져 임신 중 두 번째 입원이 다시 시작되었다.


  전치태반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때보다는 다니던 산부인과에서의 입원이 훨씬 좋았다. 일단 병원이 깨끗했고 누워서 머리 감는 샴푸실도 따로 있었다. 게다가 환자식이 맛있어서 만족했다. 조리원까지 같이 있는 산부인과라 다행히 식사가 엄청 맛있게 나왔다. 나도 그 조리원에 미리 예약을 해둔 터라 더욱 만족스러웠다.




  처음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시부모님이 일주일 오셔서 집안일과 딸을 봐주셨는데 이번에는 친정엄마가 오셨다. 그래도 이렇게 급할 때 와주실 수 있는 양가 부모님이 계셔서 참 감사했다. 또 한편으로는 경기도에서 경남까지 4,5시간 걸리는 거리를 힘들게 오셨으니 엄청 죄송스러웠다. 부모님들은 기적같이 온 둘째만 생각하라며 오히려 위로해 주시고 힘내라고 하셨다.


  41살의 임신이라 검사받을 것도 많고 안 좋은 부분도 생겼다. 혈압이 높아졌고 간수치가 올라가고 방광염에 질염까지 생겼다. 다행히 1,2차 기형아 검사는 아무런 이상 없이 통과했다.


  노산인 임산부들은 특히나 양수검사를 많이 하는 편이다. 다운증후군의 염려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병원에서 35살 이상인 임산부들에게 보통 양수검사를 할 것인지를 많이 묻곤 한다.


  아마 나도 기형아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하면 양수검사를 받으려고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나 끝내 검사는 받지 않았을 것 같다. 양수검사가 백 프로 확실한 것도 아닐뿐더러 위험하기도 하고 혹여 검사 결과 이상이 있다고 해도 기적같이 온 내 아이를 낳지 않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첫째 때도 그렇고 둘째도 마찬가지로 양수검사를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절대 안정하라면서 화장실 갈 때와 식사할 때 빼고는 무조건 누워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 항상 링거를 맞았는데 수액을 맞는 것만으로도 몸에 안정을 주고 노폐물을 걸러주는 등의 효과로 조산기를 막을 수 있다고 하셨다.


  다인실에 입원하다 보니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가 있었는데  입덧이 심해서 온 임산부가 있었다. 입덧이 너무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먹질 못하고 페트로 된 보리차만 냉장고에 가득 넣고 먹었던 임산부였다. 나보다 한참 아래 동생이라 입원하는 동안 말동무도 하고 제법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나처럼 조산기로 들어오신 분들도 있었고 자궁적출 수술을 하러 오신 분들도 계셨다. 특히나 40-50대 분들 중에 자궁적출 수술을 하러 오신 분들이 어찌나 많던지. 참으로 여자들은 다양한 질병들이 많은 것 같다.


  여자는, 특히나 엄마들은 아파도 마음 편히 아프지도 못한다는 것을 그곳에서 절실하게 느낀 듯하다. 본인이 몸이 안 좋아 입원하는데 뭐가 그리 걸리는 게 많고 챙길게 많고 생각할게 많은지. 나도 집에 있는 딸아이가 걱정돼서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자꾸 입원하게 되니 딸에게 미안하고 남편에게 미안하고 부모님께 미안함이 자꾸 드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이놈의 둘째 녀석. 누굴 닮아 이렇게 성격이 급한지. 왜 자꾸 빨리 나오려고 하는지. 태어나면 두고 보자. 흐흐.


다음 편의 계속.

  

두 번째 입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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