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3시쯤 5살 아들을 유치원에서 데려왔다. 너무 더워 집에 오자마자 씻기려고 마스크를 제일 먼저 벗겨냈다.
헉, 그런데 아들의 입술 위 인중이 시퍼렇다. 오늘 간식이 블루베리였나? 아님 포도? 아들에게 물어보니 오늘 간식은 블루베리도 포도도 아니란다.
아들의 얼굴을 더 가까이 자세히 쳐다보니 멍자국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아들에게 현관 벽에 붙어 있는 거울로 데려가서 얼굴을 보여주니 하는 말.
"엄마, 코밑에 수염이 생겼네." 라며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이 수염이 어찌 생긴 거냐고 물어보니 오늘 유치원에서 요쿠르트를 먹었단다. 유치원 친구들 거의 대부분이 오늘 이렇게 요쿠르트를 다 먹고 병 입구를 입술 위쪽으로 올려붙여서 쭉쭉 빨았단다.
아마도 요쿠르트 병을 쭉쭉 빨아서 먹고 마스크를 바로 끼니 멍든 것을 선생님들도 모르셨던 것 같다. 아주 작은 상처만 나도 바로 전화나 문자가 오는데 이렇게 시퍼렇게 든 멍에 대해 아무 연락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고, 이 멍이 언제 없어지나 나는 걱정되고 한숨만 나오는데 아들은 아빠처럼 수염이 생겼다고 좋아라 한다. 그래, 네가 좋으면 좋은 거지 뭐.
사실, 엄마도 아빠도 어렸을 때 다 해본 것이란다. 너처럼 요쿠르트 병 입구를 손대지 않고 입술 위쪽에서 쪽쪽 빨아서 흡입하듯이 하다 보니 멍이 들곤 했단다.
근데 가만 보니 첫째 딸아이는 안 그랬는데 역시 아들은 다르다. 엉뚱하고, 체력도 좋고, 위험하게 놀고, 말도 안 듣고. 흐흐. 그래도 지금처럼 늘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요쿠르트 병을 빨다가 시퍼렇게 멍든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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