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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Oct 10. 2021

아들의 첫 치과진료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38

  한 달 전 5살 아들의 첫 치과진료를 다녀왔다. 3살 겨울 때까지 새벽 밤중에 우유를 꼭 먹고 자던 아들이라 우식증으로 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치과진료, 특히 마취로 진료하는 건 너무 좋지 않고 힘들 것 같아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왼쪽 어금니 쪽이 자꾸 아프대서 이제는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딸아이도 5살 때 어금니 하나를 신경 치료하고 크라운을 씌운 적이 있는데 웃음가스 마취 치료로 진료를 했더랬다. 그때 딸도, 우리 부부도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아들에게 치과 가기 전 치과에 관련된 책과 동영상 만화를 보여주었고 계속 설명을 해주고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치과에 도착할 때까지는 웃으면서 잘 갔다. 그런데 도착해서 먼저 진료를 보는 아이들이 울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징징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료의자에 앉을 때부터 울더니 누워서 진료를 마칠 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엉엉 울었다. 누워서 울고 입을 벌리다 보니 코도 막히도 콧물도 나고 목도 불편했을 터였다.


  아들이 진료를 받는 내내 나는 아들의 팔을, 남편은 아들의 다리를 잡았는데 어찌나 바둥거리던지. 아들이 바락거리며 우는데 마음도 아프고 불쌍하고 속상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선생님과 간호사님 4명이 달라붙어 아들에게 계속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고 어르고 달래고 해서 겨우 진료를 마쳤다. 처음 진료인 아들이라 선생님은 치과와 진료에 익숙해지기 위해 충치예방 약만 발랐다고 하셨다. 그리고 오른쪽 위아래 어금니 두 개씩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을 해주셨다.


  진료가 끝나고 아들에게 엄청 칭찬을 해주었고 치과에서 주는 선물도 아들이 골라서 받았다. 그리고 치과밖에 있는 동전으로 뽑는 뽑기도 해주고 약속했던 대로 키즈카페도 데려갔다. 평일 오전이라 다행히 키즈카페에는 사람이 없어 우리가 전세내고 잘 놀았다.


  아들은 지금 두 번째와 세 번째 진료를 마쳤는데 여전히 조금씩 울기는 하지만 나름 잘하고 있어 다행이다. 점점 적응을 하고 스스로도 어쩔 수 없이 꼭 가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는 듯하다.


  한 달 뒤 어금니 하나만 크라운을 씌우면 되는데 나는 아들에게 그걸 아이언맨 치아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엄청 튼튼하고 강한 치아라서 뭐든지 잘 씹고 잘 먹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치아를 가질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 눈치다.


  제발 앞으로는 치과 가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https://brunch.co.kr/@sodotel/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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